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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규제 풀리자 오피스텔 ‘마피’ 속출

아파트 규제 풀리자 오피스텔 ‘마피’ 속출

기사승인 2023. 03. 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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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매물 시세, 분양가 대비 최대 1억~2억 하락
거래시장도 얼어붙어
1월 오피스텔 거래량 4086건…전년비 72.6%↓
"구매 '허들' 낮아진 아파트로 투자 수요 이동"
마이너스피 매물로 나온 오피스텔
한때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 시장이 최근 들어 급랭하고 있다. 분양권 시장에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이 쏟아지고 있고, 매매시장은 '거래 절벽'이란 말을 실감할 정도로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정부 시절 아파트에 대한 집중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오피스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올해 들어 아파트 규제가 대거 풀리면서 '대체 주거 상품'을 찾는 수요가 크게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에서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전용면적 44㎡E형 분양권 매물이 5억2220만원 선에 나와 있다. 지난해 요맘 때 1억원의 웃돈 붙어 7억2000만원대를 형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원 가량 가격이 빠진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오는 7월 입주를 시작하는 '루시아 도산 208' 오피스텔 분양권 시세도 분양가보다 1억원 정도 하락했다. 전용 52㎡B형과 55㎡A형 분양가는 각각 22억975만원과 23억3881만원이었으나 현재 나와 있는 매물 호가(팔려고 부르는 가격)는 22억1000만원과 23억3500만원 선이다.

이 단지는 도산대로 한복판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오피스텔로 높은 분양가에도 2021년 3월 분양을 시작한 이후 2개월 만에 '완판'(100% 분양 계약)할 만큼 큰 인기가 끌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매물이 많이 나와 있지만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사려는 사람이 워낙 없어 가격은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견본주택
수도권의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판교신도시에서 다음달 입주하는 '판교 위너스 에비뉴' 전용 52㎡F형 분양권 시세는 6억8000만~6억8200만원 선이다. 최초 평균 분양가(7억4264만원)보다 약 6000만원 저렴하다. 일산신도시에 들어서는 '더샵 일산 엘로이 2단지' 전용 84㎡A형 분양권도 당초 분양가(6억7100만원)보다 약 7000만원 이상 저렴한 5억99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 오피스텔 거래량도 크게 줄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건축물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72.6% 감소했다. 이는 2017년 첫 조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처럼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고금리 영향과 함께 최근 아파트에 대한 대출·세금·청약 규제가 풀리면서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의 매력이 떨어진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깡통 전세나 전세 사기 우려로 임차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오피스텔 매수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으로 보인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아파트 구매 '허들'이 낮아지면서 그나마 있는 부동산 수요가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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