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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중 칼럼] 학폭보다 심각한 성폭력 문제

[김강중 칼럼] 학폭보다 심각한 성폭력 문제

기사승인 2023. 03. 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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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대기자 겸 대전충청본부장

우리는 폭력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폭력은 학교폭력, 성(性)폭력, 따돌림, 교제폭력, 사이버 폭력 등 셀 수 없이 많다. 그 유형을 보더라도 신체적, 성적,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 폭력 등 매우 다양하다.


사람들은 유독 학교폭력에 민감하다. 학창시절 한번쯤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학폭(學暴)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약한 학생에게 가해진다. 폭행, 추행은 신체적 학폭이다. 언어폭력은 모욕과 협박이다.

학폭의 형태는 점차 중등에서 초등으로 그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여학생 학폭도 증가하고 있다. 가해자, 피해자 구분도 모호하다. 가해자를 처분해도 불복한다. 물렁한 처벌 기준, 학생과 부모, 교사의 수동적 인식도 문제다.

요즘 학폭을 소재로 한 '더 글로리'가 인기다. 반성 없는 가해자에 대한 단죄는 압권이다. 복수극에 공감했다는 얘기다. 때 맞춰 알려진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폭도 한몫했다. 서초동에는 '학폭 전문' 변호사도 등장했다.

학폭의 피해는 성인이 돼도 상처로 남는다. 피해자는 매스컴에서 가해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피해자에게는 2차가해나 다를 게 없다. 그런데 가해자는 심심풀이 장난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무심한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내 청소년 시절에도 '학폭'을 일삼은 서넛의 친구가 있었다. 그들의 삶은 하나같이 순탄하지 않았다. 공교롭게 중년 언저리에 불행하게 생을 마쳤다. 잘 나가던 스포츠, 연예계 스타가 추락하는 것도 이와 같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학폭이 발생하면 학교 측은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관할 교육청도 쓸고 덮는데 급급하다. 물론 매뉴얼과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는다.

학폭보다 심각한 것은 성폭력이다. 성(性)폭력도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밝힌 '2022년 여성폭력 통계'를 보자. 평생 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8.6%다. 지난해 경찰이 입건한 성폭력은 총 3만9509건에 달한다. 이중 강간, 강제추행이 51.3%로 절반을 넘는다.

성폭행이 불거지면 해당기관은 재발방지를 운운한다. 대개 빈말로 끝난다. 지난 겨울방학 전, 공주대 교수가 한 여학생 성폭행 사건이 그러하다. 공주시 장기면에서 사건 당일 여교수도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 놀랍다.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 한 의사의 성추행도 그렇다. 여성 의료인 10여명에 가한 성추행은 위계에 가깝다. 폐쇄적인 조직, 위계에 의한 성비위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대전교육청도 성비위가 여전하다. 교장과 학부모, 부장교사와 여교사, '교육청 린다 5' 승진 의혹이 그것이다.

성폭력에는 수직적 구조, 외부와의 차단, 가해자 권한이 작동한다. 그러므로 성폭력을 용인하지 않는 정서가 확산돼야 한다. 그런 뒤 일벌백계가 답이다. 이들은 머리도 배꼽 아래도 영혼과 인격이 없다. 이 얼마나 한심한 군상(群像)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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