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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팹리스 물적분할 가결…국민연금 등 설득 성공

DB하이텍, 팹리스 물적분할 가결…국민연금 등 설득 성공

기사승인 2023. 03. 2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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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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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29일 경기 부천시 DB하이텍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DB하이텍
DB하이텍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과 설계(팹리스) 사업을 분할한다.

DB하이텍은 29일 오전 경기 부천 본사에서 제7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팹리스 물적분할 안건을 가결했다.

팹리스 물적분할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 수 4284만522주 가운데 2018만700주(53.0%)가 찬성해 가결요건(33.3%)을 충족했다. 이날 참석주주의 주식 수 2467만3733주 중 2018만700주가 찬성해 압도적인 찬성률(87.1%)로 가결됐다.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 국민연금, 대주주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되는 신설법인의 사명은 'DB 팹리스(가칭)'이며, 분할 기준일은 오는 5월 2일이다. DB하이텍은 향후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아울러 기업가치 6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병행하며 생겼던 고객과 이해 상충 문제도 해결할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DB하이텍이 주주들에게 한 여러 약속과 실행이 물적분할 찬성을 이끌어냈다고 보고 있다. DB하이텍은 분할 회사의 5년 내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고, 5년 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할 경우 DB하이텍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정관을 개정했는데 이 점이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DB하이텍의 주요 주주(작년 말 기준)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5%, 국민연금 7.94% 등이다. 지분 1% 미만 소액주주는 전체의 77%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국민연금은 물적분할 후 모회사 주식 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예상되면 물적분할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 2020년 LG화학, 2021년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에 반대표를 던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물적분할을 하더라도 자회사 상장을 방지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이면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해 포스코의 철강사업부 물적분할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연금은 당시 포스코가 분할 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정관에 포함하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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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29일 경기 부천시 DB하이텍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DB하이텍
DB하이텍 관계자는 "모든 주주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새겨듣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파운드리와 팹리스 각각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시스템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라는 주주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명심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이사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을 결의했다.

보통주 현금배당은 주당 1300원, 우선주 현금배당은 주당 1350원으로 통과됐다. 조기석·양승주 사내이사, 김준동·정지연 사외이사와 김준동·정지연 감사위원(사외이사), 배홍기 사외이사(감사위원) 등이 선임됐다. 지난해 제70기 이사보수 승인 한도액은 40억원이었으며 집행 실적은 17억4900만원이다. 올해 제71기 이사보수 한도 승인액 역시 40억원으로 통과됐다.

다만 소액주주연대의 주주제안은 전부 부결됐다. 소액주주들은 이날 새벽 전세버스를 대절해 주총에 참석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주총에서 의견을 냈다.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주주 여러분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한 시기"라며 "저를 포함한 DB하이텍의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DB하이텍을 믿고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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