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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주주총회에 등장한 LG화학 물적분할 사례

DB하이텍 주주총회에 등장한 LG화학 물적분할 사례

기사승인 2023. 03. 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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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제70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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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29일 경기 부천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DB하이텍
"LG화학은 전체 자산의 45%였던 (배터리) 사업부가 나간 것이지만, DB하이텍은 다르다."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29일 경기 부천 DB하이텍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 부회장은 물적분할로 DB하이텍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LG화학과는 다른 사례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최 부회장은 "DB하이텍에서 브랜드사업부(팹리스)를 물적분할해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 없다"며 "브랜드 사업을 물적분할 후 100% 자회사 체제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적분할의 자산 규모도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사례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날 DB하이텍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DB하이텍 브랜드사업부의 순자산가액은 800억원으로 전체의 4.7%에 불과하다. 브랜드사업부의 유형자산이 전체에서 자치하는 비중도 0.5%, 매출은 17% 수준이다. 최 부회장은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하고 상장한 것과 우린 굉장히 다르다"며 "사업분할은 순수하게 양쪽 회사가 최대한의 속도로 걸림돌 없이 발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DB하이텍의 팹리스 물적분할 안건은 이날 가결됐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DB하이텍은 전체 지분의 77% 안팎을 소액주주(1% 미만)가 보유한 회사다. 주주들은 지난해 물적분할을 철회했다가 번복한 점을 지적하며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물적분할) 검토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안 하겠다'는게 아니라 우리가 주주친화 정책을 어떻게 발현할 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DB하이텍이 최근 발표한 주주친화 정책이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DB하이텍은 분할 회사의 5년 내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고, 5년 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할 경우 DB하이텍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정관을 개정했는데 이 점이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DB하이텍의 주요 주주(작년 말 기준)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5%, 국민연금 7.94% 등이다.

과거 국민연금은 물적분할 후 모회사 주식 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예상되면 물적분할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 2020년 LG화학, 2021년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에 반대표를 던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물적분할을 하더라도 자회사 상장을 방지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이면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해 포스코의 철강사업부 물적분할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연금은 당시 포스코가 분할 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정관에 포함하자 찬성했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되는 신설법인의 사명은 'DB 팹리스(가칭)'이며, 분할 기준일은 오는 5월 2일이다. DB하이텍은 향후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아울러 기업가치 6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병행하며 생겼던 고객과 이해 상충 문제도 해결할 방침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모든 주주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새겨듣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파운드리와 팹리스 각각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시스템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라는 주주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명심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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