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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임대주택 전쟁…집값하락 기대 사라진 무주택자들

호주 임대주택 전쟁…집값하락 기대 사라진 무주택자들

기사승인 2023. 06. 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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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과 수요증대로 집 구하기 어려워져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 상승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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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임대주택 위기가 커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사라졌다./사진=istock
호주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 주택이 사라지면서 무주택자들이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임대주택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월세는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노숙인이 돼 가고 있다.

호주 에스비에스 뉴스는 5일(현지시간) 호주 중앙은행 총재가 임대주택 위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무주택자들의 어려움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임대주택 위기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해결책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경기 침체로 건설사가 무너지면서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 이민자 유입으로 인구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들이 늘어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제 시장에서 사라졌다. 주요 대도시 주택 가격은 반등하고 있고, 금리인상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무주택자들에게 전가됐다.

한편 임대주택 위기 해결책으로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 총재가 상원 청문회에서 언급한 내용이 무주택자들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로우 총재는 임대 주택 수요가 지나치게 높다면서, 다른 사람과 집을 공동으로 임대하거나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해결책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엠마 베이커 호주주택연구센터 소장은 "로우 총재의 조언은 위기에 대한 정당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베이커 소장은 "임대주택 위기는 더 이상 개인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급 위기와 경제성 위기라는 두 가지 위기가 동시에 맞부딪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주택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단체 '모두의 집' 아지즈 대변인 역시 단순히 주택을 더 짓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매년 15만~24만 채의 주택을 새로 지었지만 주택 가격이 더 저렴해지지는 않았다"며 "신규 공급된 주택 대부분을 부유층이나 주택임대 사업자들이 차지했다"고 비판했다.

아지즈 대변인은 새로 지어지는 주택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 필요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을 전적으로 민간 시장에 맡겨왔지만, 민간 시장은 주택을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무주택자들이 전국적으로 64만 가구가 넘는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3만 개의 사회적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호주 내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위기가 정치적 위기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하고 집권 노동당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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