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의 '꽃'으로 표현되는 '식당작법(食堂作法)' 차례에서는 대중 모두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식당작법'은 총림(叢林·강원·율원·선원을 모두 갖춘 큰절)의 스님들이 대법회 때 준비한 공양을 받고, 그 보답으로 법공양을 베푸는 대규모 공양의식을 가리킨다. 일상적인 공양과 달리 공양 시의 의식문이 범음·범패로 행해진다. 목어, 종, 운판, 북을 비롯한 각종 법구가 동원되며 바라춤 등 여러가지 작법무(作法舞)가 베풀어진다. 이 의식은 석가모니 당시 영취산에 모인 대중이 함께 공양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와 사부대중이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종교의례인 셈이다. 식당작법에 이어서는 영산단, 육법공양, 운수상단 순으로 의례가 진행됐다.
한편 이날 영산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오후 5시까지 장시간 진행됐다. 재를 보기 위해 많은 재가자와 외국인 관광객들로 봉원사 경내는 하루 종일 북적였다. 일부는 전문 촬영장비를 가져와서 사진과 영상으로 영산재를 담았고, 어떤 사람은 노트 필기로 영산재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