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재명 영장심사’ 앞두고 野 내분 격화… “해당 행위”vs “분열 획책”

‘이재명 영장심사’ 앞두고 野 내분 격화… “해당 행위”vs “분열 획책”

기사승인 2023. 09. 25. 18:1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재명 체포안, 21일 국회 통과… 26일 영장실질심사
이탈표 ‘39표’에 격앙된 친명계… “가결 투표는 해당 행위”
친명계 압박에… ‘비명’ 박광온 원내대표·송갑석 최고위원 사퇴
[포토] 민주당 최고위 발언하는 정청래 최고위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의 내분도 격화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향후 당 주도권의 행방은 물론 분당(分黨)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에 대해 "검찰과 윤석열 정권에 놀아난 민주당 가결파들의 폭거"라며 "기가 막힌다"고 운을 뗐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가결표를 던진 것은 해당 행위"라며 "가결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당론으로 하지 않았을 뿐이지 당론이나 마찬가지로 절차를 밟아 왔다. 그런데 몇몇이 가결표를 던지면서 당의 혼란을 가지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가결·부결 다 당을 위해서 고심 끝에 내린 판단이고 충정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권을 불신하는 민심이 민주당으로 향하지 않는 이유가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방탄 정당에서 벗어나는 것,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본다. 이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들에서 이번 표결이 쟁점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본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비명계인 설훈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방탄 정당' 비판에 대한 우려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사실을 언급하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모두 표결 방향은 다르지만 각자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표결행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포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찬성 149표 반대 136표'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투표 295명 찬성 149, 반대 136, 기권 6, 무효 4 로 가결되고 있다./이병화 기자
앞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재석 의원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박진 제외 110명), 정의당(6명), 시대전환(1명), 한국의희망(1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2명)이 모두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가정할 경우 민주당에서 29표의 찬성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권표와 무효표까지 합쳤을 경우 39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민주당 전국기초의회의원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친명계 원외모임 더민주혁신회의는 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상민·설훈 등 일부 비명계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의 출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흘째 이어진 친명계의 거센 압박에 비명계는 일단 숨을 고르고 있다.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단은 표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도부에서도 이 대표에 쓴소리를 해 온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했고, 역시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도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공석이 된 원내대표직에는 친명계인 홍익표·김민석·남인순·우원식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질문하는 설훈 의원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계 일각에서는 가결 투표를 해당 행위로 규정한 당의 입장과 친명계의 공격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훈 의원은 "확실히 해두자면 당시 동의안의 표결은 당론 표결이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당시의 동의안 표결은 당론이 아니었기에 해당 행위가 당연히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그런데도 지도부가 생각이 다른 의원들을 해당 행위자로 몰아가고 있는 행위 자체가 민주당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며 "지도부는 해당 행위 운운하면서 민주당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언행이나 행위를 멈추고,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민주당 당원들이나 당 지도부가 정말 강하게 뭔가를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하고 다른 주장을 진압하겠다, 타도하겠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탈선하는 것이다. 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우려를 표했고, 조응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이 가결 투표를 '해당 행위'로 규정한 것에 대해 "대국민 약속을 지켰고, 방탄 프레임을 깨고 우리 당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정치적 행동을 해당 행위라고 하는 건 진짜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친명계가 비명계를 몰아붙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비명계 또한 반격에 나설 수 있어 민주당 내 계파 간 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응천 의원은 "가결된 이후에 이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라든가 당권파, 주류 쪽에서 하고 있는 언행들을 보면 (영장이 기각될 경우) 전혀 통합 쪽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 비명계를 끌어안기보다는 찍어내고 더 가열차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높겠다"며 "만약에 (영장이) 발부가 된다면 '옥중 공천하겠다, 물러날 리 없다, 꿈 깨라' 이런 기류와 '이재명 체제의 문제가 드러난 거 아니냐, 지도부 총사퇴해라' 이런 주장이 정면충돌을 하겠다"고 봤다.

정치권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친명계와 비명계가 갈라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조 의원은 분당 가능성에 대해 "저희가 168석의 대한민국 제1당이고 정부여당을 제대로 견제를 해야지 대한민국이 앞으로 제대로 나아갈 건데 그러려면 우리 당이 제대로 서야 될 거 아니겠나"라면서도 "민주당이 국민적 신망을 회복하고 원래의 민주당의 모습을 되찾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지도부인 서영교 의원은 분당 가능성에 대해 "누구 좋으라고 딴 살림을 차리겠나"라며 "문제가 있는 것은 문제대로 처리해 나가고, 그렇지만 하나가 되어서 윤석열 정권과 싸워 나가야 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