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수영 황금세대’ 새 얼굴 지유찬의 오뚝이 인생

남자 수영 르네상스 시대 활짝
176cm 지유찬, 198cm 판잔러 격침

지유찬이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이틀째, 남자 자유형 50ｍ 결승에서 금메달 획득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 수영의 전성 시대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황선우(20·강원도청)로 시작된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의 등장으로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지난 25일 밤 기념비적인 이정표 두 개를 세웠다. 먼저 지유찬이 자유형 최단거리인 50m에서 21초72의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양재훈(25·강원도청),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 김우민(22·강원도청), 황선우(20·강원도청) 순으로 레이스를 펼친 남자 자유형 800m 계영 대표팀이 7분01초73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유찬은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공동 1위)이 이후 2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이 종목 한국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계영 대표팀은 논란의 전신 수영복 시절이던 2009년 일본이 세웠던 아시아 기록을 14년 만에 넘어서며 단체전 첫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세계수영선수권 계영 800m 결승에서 한국 신기록(7분04초07)을 수립하며 6위에 오른 계영 대표팀의 금메달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면 지유찬의 등장은 모두를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지유찬은 자유형 단거리 남자 선수 신체 조건으로는 왜소한 편에 속한다. 키 176cm로 같이 경쟁했던 198cm의 판잔러(중국)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지유찬은 폭발적인 돌핀 킥을 앞세워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섰다.

물론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광주체고를 졸업한 지유찬흔 9살 때 수영이 재미있어 보여 시작했다. 가장 큰 위기는 중학교 때 찾아왔다. 자신의 거듭된 실망스러운 기록에 운동을 그만둘 생각을 했다. 하지만 주위의 격려로 버텼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 결과 2022년 마침내 개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나는 안 되나 보다'라고 포기하려 했던 자신을 오뚝이처럼 일으켜 세워 1등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때 생긴 좌우명이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기회가 반드시 온다"였다.

황선우에 못지않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지유찬의 등장으로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는 더욱 크게 열리고 있다. 새로운 스타 지유찬은 "나도 누군가에게 '지유찬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들게 하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