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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與 “법원이 개딸에 굴복” · 野 “사필귀정”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與 “법원이 개딸에 굴복” · 野 “사필귀정”

기사승인 2023. 09. 2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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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마친 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구속 기로에 놓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위기를 벗어나 기사회생하게 됐다.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27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영장이 기각되면서,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던 이 대표는 자신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한 '정치 수사'라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로서는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줄기차게 비판해 온 여당으로서도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민주당은 이 대표 영장 기각에 즉각 논평을 내고 "사필귀정"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당연하다"면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에만 몰두하며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었음이 명명백백해졌다"며 "있지도 않은 '사법 리스크'를 들먹이며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방탄'의 딱지를 붙이기에 여념 없었던 국민의힘도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이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는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과연 법원은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의 어떤 범죄혐의자들이 사법 방해행위를 자행한다 한들 구속수사를 통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여야가 법원 판단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면서,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둘러싼 양당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한동안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내에서 가결표 29표를 포함한 이탈표 39표가 발생하면서, 당내에서는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주류인 지도부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를 '해당 행위'로 규정했고,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지도부의 행보가 오히려 분열을 획책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당내에서는 친명계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원내지도부까지 전날 원내대표 선거 결과 친명계로 재편되면서, 민주당 내 친명 체제는 당분간 공고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친명계가 체포동의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당내 가결표 행사자들에 대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비명계의 반발이 불가피해 경우에 따라 분당(分黨)이 이뤄질 가능성도 정치권에서는 거론된다.

다만 이 대표가 일단 위기에서 벗어날 수는 있게 됐으나, 아직까지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의 수사와 재판이 종결된 것이 아닌 만큼 향후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또다시 흔들릴 여지가 남아있다.

특히 이 대표가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하고도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부결을 호소하는 등 자신이 한 약속을 번복했고,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마저 당내 이탈표로 가결된 만큼 영장심사 결과에고 불구하고 이 대표가 정치적 영향력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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