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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앞서 완성된 ‘친명 지도부’…비명계 내칠까 끌어안을까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앞서 완성된 ‘친명 지도부’…비명계 내칠까 끌어안을까

기사승인 2023. 09. 27.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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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치적 회생에 당 장악력 극대화
홍익표 원내지도부 출범으로 보조
주류 압박에 비명계 입지 축소 불가피
구속영장 기각...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YONHAP NO-0844>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이 27일 기각되면서 당내 '비명계'(非이재명)와 통합 혹은 분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전날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3선' 범친명계 홍익표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하며 사실상 '친명 일색 지도부'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지도부 내 비명계로 분류되던 박광온 원내대표와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이재명 대표와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대표가 정치생명의 위기에서 극적 생환하면서 당내 관심은 현재의 혼란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지도부에 포진한 친명계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를 '해당 행위'라고 간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체포동의안 가결, 구속영장심사 기각으로 격앙된 친명계가 비명계 배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당이 극단으로 내달리는 것을 우려한 '5선' 김민석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은 전날 국회에서 모여 "당론을 정하지 않고 한 표결 결과에 대해 해당 행위라고 볼 순 없다"고 밝히며 지도부의 강경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비명계를 포함한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은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 당내 혼란의 책임을 이 대표에게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크게 힘이 실리진 않는 분위기다.

비명계를 향한 이 대표의 의중은 송갑석 전 최고위원의 후임 인선에 담길 것이란 관측도 많다. 비명계인 송 전 최고위원을 지명했을 당시 지도부 내 균형을 맞춘 탕평 인사였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이 자리를 친명 혹은 계파색 없는 인사로 채울 경우 통합 보단 색출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구속영장 기각... 구치소 나서는 이재명 대표<YONHAP NO-0678>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
지난 18일 검찰은 백현동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다만 백현동 개발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밝혀 구속영장 기각이 무죄 입증 취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위증교사에 대해선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완벽히 '사법리스크'를 벗었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49분경 양복에 점퍼를 걸친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왔다. 이 대표가 모습을 나타내자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기하던 지지자 250여명(경찰 추산)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서울구치소 입구에서 기다리던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한 후 차에 올라타 녹색병원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전날 법원에 출석하며 녹색병원에 짐을 그대로 둔 채 '외출'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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