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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대통령과 나라의 국격

[아투 유머펀치] 대통령과 나라의 국격

기사승인 2020. 11. 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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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군정종식과 문민정부 창출이 시대적인 화두였던 1980·90년대 인구에 회자한 대통령 관련 유머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 대한민국의 당시 대통령과 조선인민공화국의 김일성 주석이 정상회담 후 만찬 회동을 했다. 모처럼 술잔이 오가는 화목한 분위기 속에 누군가 기상천외한 제의를 했다.

각 나라의 정상이 저마다 국력을 자랑해보자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부시 대통령이 일어섰다. 그리고 ‘강력한 무기’를 외쳤다. 이에 질세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시원하게 벗어진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광활한 영토’라고 맞섰다. 그러자 대처 수상이 ‘비옥한 국토’를 강조했다.

다음은 한국 대통령의 차례였다. 대통령은 난감한 표정으로 엉거주춤 일어서더니 뒤로 돌아 엉덩이를 가르키며 ‘분단된 조국’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김일성 주석은 더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 더 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은밀한 땅굴’이라고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한반도의 슬픈 자화상을 풍자한 것이었다.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는 재선에 실패했지만 퇴임 후에 더 성공한 위인이었다. 지구촌의 인권과 분쟁 조정에 헌신하며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반면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아들)은 역대 대통령과의 비교에서도 최악을 기록했다. ‘경박하고 오만하며 추종자들만의 얼뜨기 대통령’이란 평가였다. 미국 역사상 초유의 대선 불복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퇴로는 어떻게 될까.

트럼프 시대의 쇠락은 정치·경제·군사·문화적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국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요구한다. 포퓰리즘 정책과 소셜미디어에 편승한 ‘사이코패스’ 대통령의 등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적(敵)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는 여기서 얼마나 안전할까. 자칭 ‘민주화’ ‘운동권’이라는 집권세력이 국정을 틀어쥔 오늘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은 얼마나 더 나아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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