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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식민지배 역사’ 씻은 뜨거운 포옹, 축구로 화합하다

[카타르월드컵] ‘식민지배 역사’ 씻은 뜨거운 포옹, 축구로 화합하다

기사승인 2022. 12. 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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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안 음바페가 경기 직후 모로코의 아슈라프 하키미와 포옹하고 있다. /AP 연합
모로코는 프랑스와 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에서 세계적인 지지를 받았다. 아랍·아프리카 국가로는 사상 첫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은 이변의 주인공인 이유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프랑스에게 당한 무려 44년간의 식민 지배가 동정표를 얻은 까닭이다.

그래서 이번 대결은 모로코인들에게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하지만 결과는 그들의 뜻과 정반대로 나왔다.

프랑스가 모로코를 2-0으로 꺾고 결승전에 올라 아르헨티나와 우승 패권을 다투게 됐다. 모로코의 돌풍은 식민지배 나라 프랑스에게 저지당하며 3·4위전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승부를 떠나 이날 이민자 2세대들인 킬리안 음바페와 아슈라프 하키미(모로코)의 경기 후 진한 포옹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둘은 절친 사이이다. 동갑이면서 파리생제르맹 팀 동료이며 다문화 배경을 지닌 공통점이 있다.

프랑스 파리 태생인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축구 지도자인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를 두고 있다. 하키미는 스페인 마드리드 태생이지만 모로코인 부모를 뒀다. 다른 점이 있다면 프랑스 대표팀을 선택한 음바페와 달리 하키미는 부모님을 따라 모로코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얽힌 둘은 준결승전에서 서로 치열하게 부딪혔고 결과는 음바페의 프랑스가 가져갔다.

경기가 끝나자 음바페는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친구 하키미부터 찾았다. 그는 하키미를 일으켜 세웠고 한동안 진한 우정의 포옹을 나눴다.

이어 유니폼을 바꿔 입은 둘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로코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음바페와 진한 남색인 프랑스 대표팀 상의를 걸친 하키미의 모습이 세계인의 화합이라는 스포츠 정신을 되새기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떠올랐다.

아픈 과거를 씻고 축구로 하나가 됐다. 음바페와 하키미의 진한 포옹이 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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