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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IPO, 금융계열사 독립 신호탄 되나

현대카드 IPO, 금융계열사 독립 신호탄 되나

기사승인 2019. 10.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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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승계 작업 '시동'
지주사 체제 전환 땐 금융사 분리 필요
정태영 부회장 중심 금융사 독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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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의 승계를 향한 여정을 내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지주사 구조로 전환하면 금융계열사의 분리가 필요해진다. 이번 현대카드의 상장이 정태영 부회장과 정명이 부문장 부부 중심의 금융계열사 분리독립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현대카드의 주요 주주는 크게 현대차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로 나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현대카드의 지분은 총 72.98%다. 현대차그룹 보유 지분은 세부적으로 현대·기아차 보유지분(48.44%)과 현대커머셜 지분(24.54%)으로 구분된다.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 9.99% 등 총 24%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으로의 승계를 향해 시동을 걸고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내년이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승계 시나리오 중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구조로 가지 않으려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증여를 받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만 한다.

다시 말해,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별도의 자금원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지주사 구조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공정거래법상의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구조로 가게된다면 금융계열사를 정리해야 한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도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금융계열사의 지배 지분을 보유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현재 아버지 정몽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과거 금융계열사를 현대차 미국법인과 연결시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 바 있지만, 국내법인을 해외법인으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태영 부회장 중심으로의 금융계열사 독립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은 현대차그룹과의 사업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지주사 구조로 가게 된다면 정 수석부회장이 누나인 정 부문장과 매형인 정 부회장에게 금융계열사를 넘기고 간접적 협력 관계로 갈 확률이 높다.

정명이-정태영 부부가 지분의 37.5%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커머셜의 이익잉여금은 3000억원 이상이다. 정 부회장 개인도 2014년 종로학원 사업 매각으로 최대 1100억원가량의 실탄을 장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또한 옛 종로학원이 보유한 건물들도 수년간 지속적으로 매각했다. 향후 지분 확대에 대한 여력을 충분히 마련해 둔 셈이다.

최근 수년 간 현대차그룹과 금융계열사 간 연결고리가 약화된 점도 이런 관측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들이 필요할 때 출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 과거 정 부회장이 이끌었던 현대라이프생명도 결국 현대차그룹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대만 기업인 푸본생명에 넘어가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나 정 수석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서림개발 등 정 수석부회장이 자금마련에 성공할 수 있는 일말의 변수들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지주사 체제가 유력하다”면서 “지주사로 전환하며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한 롯데그룹과 유사한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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