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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보령제약그룹서 계열분리한 메디앙스, 김은정 회장 경영 능력 시험대

[마켓파워] 보령제약그룹서 계열분리한 메디앙스, 김은정 회장 경영 능력 시험대

기사승인 2020. 0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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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와 지분 처분 마무리
사명도 바꿔 독자경영 돌입
성인용 스킨케어 상품 확대
주가·영업익 하락 극복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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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앙스가 사명에서 ‘보령’을 떼고 김은정 회장의 독자 경영 체제에 나섰다. 보령제약그룹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가 이달 메디앙스의 지분 전량 처분으로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으면서다. 계열분리 첫 해인데다 그동안 유지해 왔던 각자대표 체제에서 벗어나 온전히 김 회장이 메디앙스를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막중하다. 특히 성장을 지속해왔던 보령제약과 달리 메디앙스의 실적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 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동안 보령제약그룹은 제약업을 담당하는 보령제약과 유아용품을 제작·판매하는 메디앙스 라는 큰 두 축으로 이뤄져 있었다. 보령제약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의 경우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장녀인 김은선 회장이 지분 45%를 보유했으며 그의 아들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김은선 회장의 지배 아래 놓여있는 셈이다.

다른 한 축인 메디앙스는 김승호 회장의 넷째 딸인 김은정 메디앙스 회장이 지배해 왔다. 김은정 회장의 메디앙스 보유 지분은 29.8%로 최대주주다. 그동안 한 그룹 내에 있지만 김은선 회장과 김은정 회장을 두 축으로 하는 구도로 운영돼 왔던 셈이다. 이번 계열분리는 보령홀딩스의 대표로 김정균 대표가 오르면서 본격화됐다. 3세 경영 본격화와 동시에 김은정 회장이 지배하는 메디앙스의 지분까지 처분하며 서로의 노선을 달리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은정 회장이 메디앙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지난 2010년부터 1826억원이었던 메디앙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8년 1078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34억원으로 증가했으나 규모는 크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만 놓고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7억원, 31억원으로 전년 동기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김은선 회장의 지배 아래 놓인 보령제약의 매출액은 2010년 3010억원에서 2018년 4604억원으로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73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853억원의 매출을 올렸렸는데 전년 동기(3477억원)보다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으로만 327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메디앙스의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해왔다. 메디앙스의 이날 기준 주가는 8900원인데, 이는 지난해 3월 말 1만155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하락했다. 특히 2015년 7월 3만5000원대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주가 하락세는 뼈아프다.

이런 상황에서 보령제약그룹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는 지난 8일 보유하고 있던 메디앙스 지분 8.06%를 전량 매도했다. 이에 따라 그간 보령홀딩스의 영향권 내에 있던 메디앙스는 독자 경영체제를 시작하게 됐다. 특히 지난 1일부터는 사명에서 ‘보령’을 떼냈다. 메디앙스가 보유하고 있는 보령제약의 지분 5.22%만 정리하면 보령제약과 메디앙스의 계열분리는 마무리된다.

보령제약그룹은 그동안 보령홀딩스를 정점으로 지배구조를 구축해 왔다. 현재 김은선 회장이 보령홀딩스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김 회장의 장남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2대주주다. 그리고 보령홀딩스는 보령제약의 지분 33.75%를 보유하고 있어 김 회장 등 오너가의 지배 아래 놓여있는 구조로 짜여있다.

메디앙스의 경우 김은정 회장이 지분 29.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그동안은 보령홀딩스가 8.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의 지분 블록딜로 보령홀딩스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됐다.

실적 악화에 주가 부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분리를 택한 김은정 회장은 단독 대표 체재에 돌입했다. 김 회장이 2010년 메디앙스의 대표이사를 맡은 2010년 이후부터 다른 CEO를 두는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해부터는 김은정 회장이 홀로 회사를 이끄는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다.

본격적으로 김은정 회장의 독자 경영이 시작된 만큼 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메디앙스는 현재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스킨케어 상품군을 성인용까지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메디앙스 관계자는 “유아 전문 분야를 알리기 위해서 그간 제약의 이미지가 강했던 ‘보령’을 사명에서 제외했다”며 “향후 화장품 등 상품의 대상을 성인까지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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