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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코로나19 치료제 효과?” 녹십자 오너가 지분가치 1850억 ‘껑충’

[마켓파워] “코로나19 치료제 효과?” 녹십자 오너가 지분가치 1850억 ‘껑충’

기사승인 2020. 12.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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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섭 회장 90%·허은철 대표 80%↑
임상2상 혈장치료제, 치료목적 승인
진단키트 수출 역대최대 실적 경신
감염증 뚫고 그룹株 동반상승 영향
녹십자그룹 오너가 보유 지분가치 변동
녹십자그룹 오너가 보유 지분가치 변동
마켓파워
지난 1월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GC녹십자그룹 오너일가의 지분가치가 급등했다. 특히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맡고 있는 허일섭 회장과 조카들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 등 3명의 지분가치는 약 4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1850억원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들의 주가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개발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을 것으로 전망되는 백신과 달리 국내 제약사들의 치료제는 잇따라 의료 현장에서도 활용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렸는데, 가장 주목받는 곳이 GC녹십자다.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치료 목적 승인을 가장 많이 획득한 데다 완치 사례도 나온 덕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과 함께 주력 계열사들이 잇따라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녹십자그룹의 지배구조는 녹십자홀딩스가 지주사로 녹십자, 녹십자셀, 녹십자엠에스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녹십자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허 회장으로 지분율은 12.16%다. 허 회장의 조카이자 故허영섭 전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대표가 2.6%, 삼남인 허용준 대표가 2.91%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의 지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녹십자그룹이 ‘사촌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과거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자가 녹십자그룹을 허영섭 전 회장과 허일섭 회장에게 물려줬기 때문이다. 허영섭 전 회장은 경영권을 허일섭 회장에게 넘겨줬고, 허일섭 회장 역시 향후 조카들에게 경영권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5년부터 녹십자를 이끌고 있는 허은철 대표는 1972년생으로, 지난 1998년 녹십자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R&D기획실 등을 거쳤다. 허용준 대표는 1974년생으로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03년 녹십자홀딩스에 입사한 후 경영기획실, 영업기획실 등을 거치고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을 역임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허진성 상무는 1983년생으로 사촌형들보다 나이도 어리고 직위도 낮은 상태다.

16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허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지분가치는 이날 기준 2790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2일 기준 1469억원이었던 지분가치가 약 1년 새 1321억원(90%)이 오른 셈이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의 지분가치는 올 초 340억원에서 626억원으로 286억원(84%)이 올랐으며, 같은 기간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의 지분가치는 342억원에서 586억원으로 244억원(71%) 증가했다.

녹십자 오너일가의 지분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녹십자는 현재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의약품의 경우 식약처의 승인 하에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총 22건의 치료 목적 승인을 획득했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에 포함된 항체와 면역글로블린을 농축·제제화해 사용하는 치료제인데, 기존 혈장치료제와 원료만 다르고 개발 과정이나 생산공정이 같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료진의 신뢰가 높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녹십자는 감염병혁신연합(CEPI)와 코로나19 백신 완제품 생산에 대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약 5억도즈의 백신을 생산하게 될 전망인데, 이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코로나19 관련 기대감이 녹십자그룹주의 동반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치긴 했으나, 가장 중요한 건 실적이라는 분석이다. 녹십자의 주요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잇따라 경신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녹십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874억원, 영업이익은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23.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매출액은 419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녹십자랩셀은 3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각각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91억원으로 41% 늘었고,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녹십자엠에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6.7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기트의 수출이 실적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녹십자의 내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녹십자가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해 내년에는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등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녹십자의 모멘텀은 중국향 헌터라제 수출 여부와 성장세, 고농도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10% IVIG)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라며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 체결은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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