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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LS ‘알짜회사’ 글로벌, ‘ITC 매각’으로 얻을 ‘두마리 토끼’

[마켓파워] LS ‘알짜회사’ 글로벌, ‘ITC 매각’으로 얻을 ‘두마리 토끼’

기사승인 2021. 03.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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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글로벌, IT사업부 자회사 설립
계열사에 팔아 매각이익 219억
계열사 간 IT 사업 시너지 확대
내부거래 규제 대상서도 벗어나
마켓파워
LS그룹 ‘알짜회사’ LS글로벌인코퍼레이션(LS글로벌)이 최근 IT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한 뒤 관계사인 LS일렉트릭에 매각을 완료했다. 약 3개월여 만이다. 이 거래로 LS그룹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계열사 간 IT 관련 사업 시너지로 수익성을 높이고, 내부거래도 줄일 수 있다.

LS글로벌은 현재 LS의 100% 자회사다. 연간 20억원대 순익을 내던 IT사업부를 계열사인 LS일렉트릭에 팔아 단숨에 200억원의 매각이익을 손에 쥐었다. 수익성 확보는 LS, 나아가 총수일가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LS글로벌은 지난 2006년 총수일가 49%, LS전선(현 LS일렉트릭)이 51%의 지분을 갖고 설립한 전기동 유통 및 공급회사다. 2011년 총수일가는 LS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 약 9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재산 증식에 쓰인 핵심 기업이었다는 의미다.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서도 자유로워졌다. LS글로벌은 LS그룹으로부터 부당 지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해 오는 5월께 공판을 앞두고 있다. 직접 관련이 없는 IT사업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선제적 조치로 IT자회사를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LS일렉트릭에 따르면 LS글로벌 자회사인 LS ITC에 대한 인수본계약을 지난달 28일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219억원으로, 회사사정에 맞춰 조만간 LS글로벌로 지급할 계획이다. LS ITC는 지난해 12월 자회사로 물적분할된 이후 계열회사와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3개월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LS로선 일거양득이다. 모회사로서 자회사들의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고,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도 대비할 수 있어서다. LS글로벌의 IT사업부는 그동안 많아야 수십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LS글로벌의 지난 2019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S글로벌 총 매출 7040억원 중 IT부문은 510억원이다. LS글로벌은 매출 비중 10%가 채 안 되는 회사를 매각하면서 200억원대 차익을 얻었다. IT관련 사업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해 기업 가치를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LS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는 더 커질 수 있다. LS일렉트릭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핵심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꾀하기 위해 IT 자회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LS글로벌 또한 IT부문을 분할 및 매각하면서 본업인 ‘상사’에 주력하고, 그룹 전체의 IT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 확산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LS글로벌이 IT계열사를 재빠르게 분할 설립해 매각까지 한 건 일감몰아주기 관련 이슈가 관련 없는 사업부로까지 번지지 않도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S글로벌은 LS니꼬동제련이 생산한 전기동을 저가에 매수해 계열 회사로 공급하면서 부당하게 차익을 얻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그룹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LS ITC는 해당 고발 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사법 리스크가 IT 관련 신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당초 이달 5일 관련 LS 총수 일가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첫 공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5월 중순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IT 부문을 분할 설립해 지주 손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도 벗어났다. 분할 전 LS글로벌은 지난 2019년 기준 전체 매출액 중 내부거래 매출이 21%(1452억원)에 달했다. 그동안 그룹 사업의 주 원료를 공급하고, 통합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업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LS글로벌이 LS의 100% 자회사고, 총수일가가 LS 지분 32.72%를 보유하고 있어 ‘사각지대 회사’라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곧 규제 대상으로 오르기 때문에 사전에 손자회사로 편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SI 회사는 내부 거래가 많기 때문에 공정위에서 일감 몰아주기 및 사익편취 여부를 눈여겨보는 주 대상”이라며 “이미 내부거래가 많았던 계열사에서 SI회사를 분리하면서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S 관계자는 “내부거래 관련 고발에 대해서는 현재 행정소송도 제기한 상태”라며 “ITC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와는 무관하고, 그룹 내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LS일렉트릭은 솔루션 사업 쪽으로 발굴 및 육성을 주도하고 있는데, 관련해 스마트 에너지나 스마트 팩토리 등을 구성하기 위해 데이터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IT기술과 데이터 관한 강점을 가진 ITC가 소프트웨어적인 보완을 해주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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