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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한화시스템 몸집불리기에 계열사 지원사격…‘김승연 복귀’ 한화, 승계 속도내나

[마켓파워]한화시스템 몸집불리기에 계열사 지원사격…‘김승연 복귀’ 한화, 승계 속도내나

기사승인 2021. 04. 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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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1조2000억 유증에
3형제 지분 100% '에이치솔루션'
1573억원 투자로 지원사격 나서
'한화 지분 확보' 합병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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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승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진행하는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이치솔루션 등이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다. 관계사들이 유증 참여 의사를 밝히자 한화시스템의 주가가 하루 새 10% 가까이 급등했다.

이번 행보가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되는 건 한화시스템의 2대주주가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등 3형제가 보유한 지주사인 ㈜한화의 지분율이 적어서다. 3형제가 한화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승계의 관건은 지분 확보다. 지분 증여 방법도 있지만 증여세 부담액수만 약 3200억원이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가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이다. 비상장사인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에 따라 합병비율도 달라지는데,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을수록 에이치솔루션의 몸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3형제가 ㈜한화 지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이 최근 ㈜한화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는 만큼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승계 시나리오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김 회장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전 거래일 대비 9.95% 오른 2만2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9일 유상증자 결정 내용을 공시한 이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744억원, 에이치솔루션이 1573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이날 주가 상승폭은 전날(5.79%)보다도 커졌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취업제한이 종료된 이후 경영에 복귀했다.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회사의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이 경영 노하우를 아들들에게 전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김 회장의 세 아들은 모두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 능력을 펼치고 있다. 장남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 삼남인 김동선 상무보는 한화에너지에서 각각 근무 중이다. 최근 합류한 김 상무보를 제외하고 김 사장과 김 전무는 오랜 기간 해당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 왔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에서 한화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김 전무는 금융업을 전담하고 있다. 한화의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 ㈜한화의 지분 확보인 이유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으로 지분(보통주 기준) 22.65%를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4.44%, 김 전무와 김 상무보가 각각 1.67%씩 지분을 들고 있다. 가장 쉽고 여론의 반발이 없는 방법은 지분의 증여지만, 이 경우 증여세 부담이 발생한다. 이날 기준 김 회장의 보유 지분가치는 5400억원 수준이다. 30억원을 초과하는 자산에 50%,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에는 20~30%가 할증되기 때문에 증여세만 3200억원이 넘는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의 합병 가능성도 있다. 주식교환 등을 통해 3형제가 손쉽게 ㈜한화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상장사인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평가 결과에 따라 기존 ㈜한화 주주들이나 여론의 반발도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 가치에 따라 3형제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도 달라지는 만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어서다. 이번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가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외에도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 등을 통해 한화종합화학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지분을 늘려왔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4.24%에서 5.19%까지 확대됐다. 3형제의 ㈜한화 지배력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이치솔루션을 지배구조 최상단으로 올릴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의 지분 보호예수 해제가 5월로 다가오면서 ㈜한화의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한화시스템의 지분을 현금화할 경우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지배력 강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면서 보호예수물량을 현금화하기보다는 기업가치를 더욱 키우는데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승계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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