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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지주사 합친 셀트리온, 주가도 올리고 승계 포석 노린다

[마켓파워] 지주사 합친 셀트리온, 주가도 올리고 승계 포석 노린다

기사승인 2021. 0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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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딩스, 헬스케어·스킨큐어 합병
3사합병 첫 단추… 지배구조 개선
개발부터 판매까지 거래 '간소화'
재고부담 떠안아 실적악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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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이 지주회사 합병으로 ‘일석이조’를 노린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그간 시장의 불신을 키웠던 일감 몰아주기와 분식회계 논란을 잠식시켜 주가 반등을 꾀하고, 2세 승계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최근 비상장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또다른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를 단일화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지주사 합병 이후 그 아래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 제약)’를 합병해 하나의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주사 합병 이후 이른바 ‘셀트리온 3형제’를 합쳐 지배구조를 단일화할 전망이다. 우선 지난 26일 지주회사를 합병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했다.

현 셀트리온의 지배구조는 서정진 명예회장 아래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두 개의 지주회사를 통해 사업회사들이 놓여 있는 구조다. 서 명예회장은 양 지주회사의 지분을 각각 95.5%, 100%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주사 합병 이후 ‘셀트리온 3형제’를 합치면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합병 3사’ 단일화 체제가 완성된다. 서 명예회장의 셀트리온그룹 지주사 지분은 96.59%가 된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셀트리온그룹은 주가 반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약품 복제약)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한 뒤 해외에 재판매하는 사업구조로 인해 일감 몰아주기, 분식회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에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이 같은 부담도 덜어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4월 21일 20만원대로 내려앉은 이후 30만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올 초(1월 4일 기준) 대비 주가는 32.8% 떨어졌다. 최근 제약·바이오주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계기로 재조명 받고 있지만, 셀트리온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셀트리온의 몸집(시총 59조)도 커져 삼성바이오로직스(코스피 시가총액 6위, 59조 9455억원)와 국내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진검 승부도 예상된다. 이날 종가 기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은 각각 36조652억원, 17조2350억원, 5조2090억원이다. 모두 합치면 59조8559억원에 이른다. 합병을 통해 단일 회사에서 개발, 생산, 유통, 판매까지 가능해져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도 예상된다.

특히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부사장에 경영권을 넘기기도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아직 서진석 셀트리온 부사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경영권 승계시기를 봐서 서 회장이 서 셀트리온 부사장에 지분을 넘길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의 분할된 지배구조에선 그 과정이 복잡하지만 합병 후에는 지주회사 지분만 넘겨주면 되서 승계 문제가 간소화 된다. 세제혜택도 예상된다. 지주사 설립을 위해 현물출자를 한 만큼 서 회장은 세금혜택도 누릴 수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지주사 설립을 위해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의 경우 처분 시까지 양도소득세 과세를 이연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있다. 서 명예회장의 지배구조가 강화됨에 따라 겉으로만 전문경영인 체제를 내세우고 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앞세우고 있는데, 지배구조가 강화되는 만큼 회사 경영에 입김이 개입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3사 합병과 함께 직판 구조로 바뀌게 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램시마SC 재고’ 등의 재고 부담을 셀트리온이 모두 떠안게 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지수 KTB증권 연구원은 “경영 투명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지주회사 합병보다는 사업회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3사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다. 이번 합병이 3사 합병의 첫단계”라면서 “앞으로도 전문 경영인 체제는 변함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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