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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10년 만에 산 자사주 200% ‘껑충’

[마켓파워]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10년 만에 산 자사주 200% ‘껑충’

기사승인 2021. 08.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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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중 수익 1위
김정태 78% 조용병 24% 순
역대 최대실적·배당확대 불구
증권시장 금융주 저평가 여전
"주주 친화정책 강화해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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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10년 만에 매입한 자사주로 20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86억원으로 사들인 자사주가 1년 6개월 만에 25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하락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던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가장 높은 차익을 얻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해 하락장 속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에 주가 부양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면서, 자사주 투자를 통한 수익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금융지주의 주가 회복에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동종업계 대비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배당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저평가에 대한 꼬리표는 여전하다.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금융 대장주로 올라선 것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사들이 주주 친화 정책 강화와 함께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말 85억7983만원에 사들인 자사주 26만3000주의 지분가치가 이날 종가(9만6600원) 기준 254억으로 196% 확대됐다. 자사주 추가 매입 등으로 김 회장의 한국금융지주 지분율은 현재 20.7%로 확대됐으며, 주식의 지분가치는 1조1142억원에 달한다.

2011년 이후 지분을 추가 매수하지 않았던 김 회장이 10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판단에서다.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시장에 주가 부양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 김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지난해 3월 말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하던 시기다. 지난해 연초 7만원대였던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3월 말 3만원까지 떨어졌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김 회장의 취득 단가는 3만2640원 수준으로, 저점에 맞춰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이 다른 금융지주 회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한국금융지주가 증권업 중심의 지주사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증권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7668주를 1억9381만원에 사들였다. 하나금융지주의 현재 주가가 4만5000원까지 오르면서 김 회장이 추가로 매입한 자사주의 가치는 78% 증가한 3억4506만원으로 확대됐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4%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올 초 자사주 1580주를 약 5000만원에 사들였다. 이날 주가(3만9200원) 기준으로 조 회장이 사들인 자사주 평가금액은 6194만원으로 확대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관계없이 취임 이후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CEO다. 손 회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서 자사주 3만주를 사들였다. 금액으로는 2억8931만원에 달한다. 현재 지분가치는 3억3750만원으로 17% 상승했다.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의 일환이자 주가 부양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특히 하락장 속에서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던 행보가 주가 상승, 보유 지분 가치 확대로 이어지면서 ‘일거양득’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지난해 저점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시장에서는 저평가받고 있다. 실제 이들 금융지주사의 PER은 5~6배에 그치고 있고, PBR의 경우 한국금융지주(1.05배)를 제외하고는 0.5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배당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투자자들을 유인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회사의 재무상태와 영업상황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저가 매수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중심의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부터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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