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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추락하는 항공업계, 절박한 외침 “당장 3월도 버티기 힘들다”

[뉴스추적]추락하는 항공업계, 절박한 외침 “당장 3월도 버티기 힘들다”

기사승인 2020. 03. 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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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는 지원책 더 늦어서는 효과 없어…"정부, 가능한 모든 지원 필요"
3000억 긴급지원책, 까다로운 금융권 심사·담보요구 걸림돌
항공기 운항 멈추면 주기료만 수억원…45대 항공기 고정비 약 400억 부담
인천국제공항 멈춰 선 항공기<YONHAP NO-41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나 지역이 늘어난 가운데 지난 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연합
항공업계가 정부에 다시 한번 ‘SOS’ 신호를 보냈다. 항공업계 사장단이 국토교통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재차 요구하며 최악의 경영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정부도 업계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업계가 요구한 사안에 대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수렴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원방안이 발표될 때까지 업계의 속은 타들어갈 전망이다.

자력으로 버틸 힘조차 없는 업계에서는 이번 요구안이 빠른 시간 내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회복불능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처가 지원방안을 함께 결정해야 하는 만큼 요구안이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여질지도 미지수라는 점에서 불안감 또한 커지는 모습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일 진행된 국토부와 9개 항공사 사장단 긴급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27일 저비용항공사(LCC) 사장단이 공동성명을 통해 요구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무담보·장기 저리 조건) △공항사용료 및 세금 감면과 3000억원 긴급 자금지원 절차 간소화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간담회 개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항공업계 긴급 지원책 실효성 논란과 세계 각국의 한국인 입국금지로 미운항 노선이 늘면서 현실적이고 광범위한 정부 지원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부 긴급자금? 금융권 심사·담보요구 사실상 못 받아”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10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항공업계 사장단의 간담회가 진행된 이후 발표된 긴급 자금 지원 등 정부 대책(2월17일)이 나온 지 보름 만에 다시 열렸다. 당시 정부는 △LCC에 최대 3000억원 유동성 지원(대출심사절차 포함) △운항중단·감축노선 운수권·슬롯 미사용분 회수 유예 △3~5월 공항시설사용료 납부 유예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대책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더 전향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업계는 가장 우선적으로 정부 긴급자금 지원 간소화와 주기료(parking charge) 등 고정비용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업계는 정부의 지원책이 나온 지 보름이 지났지만 3000억원 지원에 진전이 없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결정에도 산업은행이 자금 회수를 우려해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는데다, 일부 항공사에게는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정부지원이 더뎌지고 있어서다. 현장에서는 심사만 2~3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할 정도다.

항공사 고정비
LCC의 경우 대부분이 항공기를 리스로 운영하는 만큼 담보물도 마땅치 않은 현실에서 산은의 까다로운 대출 조건에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심사절차가 간소화되고 무담보 장기 저리로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서 벗어날 때까지 만이라도 지원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바닥을 친 항공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은 7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없다면 자력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

◇주기료·리스료, 항공기는 멈췄는데 줄줄 세는 고정비…월 수백억원 부담
현재 업계에게는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나가는 고정비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의 고정비용은 인건비· 유류비·리스료·보험료·공항시설사용료 등이다. 업계는 이미 무급휴직·임금반납 등을 통해 인건비 관리에 나섰고, 한국인 입국금지·제한조치를 시행하는 국가가 92개국(4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늘어나 항공기 운휴로 인한 유류비 절감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시설사용료와 리스·보험료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급증하는 상황이다. 시설이용료의 경우 김포공항은 B737 기종(65톤) 착륙료로 국제선 53만3000원, 국내선 13만4000원을, 주기료는 국제선과 국내선에 각각 34만4000원과 6만2000원을 책정하고 있다.

이런 고정비는 보유 항공기의 기종·공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항공사마다 수백억원의 비용부담은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주기료 관련 지원은 지난달 정부 대책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LCC의 주력 기종인 B737-800을 기준으로 인천공항의 평균 주기료는 항공기당 1일 37만원 수준이다. 만약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가 45대라 가정하면 한 달에 약 5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통상 항공기 1대의 월 평균 리스료 3억원과 보험료·정비비용 등 기타 관리비를 더하면 약 400억원(45대 리스운용 가정) 가까운 부담이 생긴다. 현재 LCC의 경우 80%, 대형항공사의 경우 60~70%의 항공기가 운항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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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4일 인천~뉴욕 행 A380 항공기내 소독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제공 = 대한항공
대형항공사는 LCC와 같이 공항시설사용료 할인·면제와 3% 수준인 항공유 관세 면제, 그리고 항공기 지방세(취득세·재산세) 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형항공사의 경우 2019년부터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에 대한 감면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7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받은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액은 각각 289억원과 50억원이었다. LCC들도 현재 항공기 취득세 60%, 재산세 50% 감면혜택 확대를 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정부의 확실한 지원 없이 항공사 자구책만으로는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까지 버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항공협회는 오는 6월까지 국적 항공사의 매출 피해는 최소 3조683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3분기 회복 전망도 과거 메르스 사태를 기준으로 예상한 것이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곳이 없어 수익성을 말하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며 “지난해 모든 항공사가 순손실을 기록할 만큼 현금능력도 악화된 상황이고, 비행기를 운항해야 유지가 되는 항공사 특성상 현재로서는 3월 한 달도 버틸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사가 지금은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는 모든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 항공기 (9)
제주항공 항공기가 점검을 받고 있다/제공 = 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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