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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김여정 메신저서 ‘전사’로 돌변...남북관계 더 얼어붙나

[뉴스추적]김여정 메신저서 ‘전사’로 돌변...남북관계 더 얼어붙나

기사승인 2020. 03. 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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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남 담화에 원색적 표현 쓰며 비난
청와대, 직접 대응은 자제...신중모드
북, 김여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이 대남 메시지를 담은 담화를 발표한 건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일 김 위원장 베트남 방문 당시 호찌민 묘 참배를 수행한 김여정의 모습./연합뉴스
아투가달린다
아시아투데이 이석종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3일 밤 처음으로 대남 메시지를 내놨다.

김 부부장은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이 담화에서 ‘바보스럽다’ ‘저능하다’ ‘겁을 먹은 개’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청와대를 비난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4일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해서는 지난 2일 관계부처장관회의를 통해서 정부의 기본 입장을 말씀 드린 바 있다”며 “그 외에 다른 드릴 말씀은 현재 상태로는 없다”고 말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역시 이날 “김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따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며 “다만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이 상호 존중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보면 북한이 지난 2일 단거리 발사체를 쐈고 이에 청와대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요구에 대응하는 형식이다. 형식상으로는 기존의 패턴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담화 주체 우려…남북관계 경색 불가피

하지만 우려스러운 건 담화의 주체다. 이른바 ‘백두혈통’인 김 부부장이 직접 나선 건 이례적이다. 김 부부장이 자신의 명의로 담화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부부장이 2018년 남북 화해 국면을 주도한 북한 측 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메시지를 담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부부장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등장하며 남북대화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로 인식됐다. 그런 김 부부장이 직접 나서 청와대를 맹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은 남북관계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공식 메신저이자 비서실장 역할을 해왔던 김 부부장이 대남 비방에 선봉에 나섰기 때문에 당북간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 직접 비난 없어…급격한 태도변화 아냐

반면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의 발언 수위가 높기는 하지만 비핵화 대화 교착상태 후 이어졌던 일련의 대남 비판 메시지와 비교해 급격한 태도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향후 남북관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는 않았고, 전날 있었던 자신들의 군사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비아냥거린 수준의 담화였다는 게 그 이유다.

또 김 부부장의 담화와 앞선 단거리 발세체 발사 모두 북한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고려한 내부결속용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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