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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KCGI 한진칼 투자, 펀드 설립 때부터 잘못 됐다…토종 펀드의 굴욕

[뉴스추적] KCGI 한진칼 투자, 펀드 설립 때부터 잘못 됐다…토종 펀드의 굴욕

기사승인 2020. 03. 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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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참여형 펀드는 독립법인…펀드 별 한진칼 지분 10% 보유해야
10% 미만일 경우 이사선임권한이 있는 투자자 참여 필요
KCGI 1호 펀드 이외에 5개 펀드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 농후…"펀드 설립시 전문성 부족"
강성부 조원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강성부 KCGI 대표
국내 대표 토종펀드인 KCGI가 자본시장법 위반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한진칼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제동이 걸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진칼이 KCGI가 △허위공시 위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위반 △경영권 투자 위반 △임원·주요주주 규제 위반 등의 문제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법 위반 조사를 요청함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주주연합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한진칼이 문제를 제기한 내용 중 현재 법 위반 소지가 큰 부분은 KCGI가 운용중인 펀드들의 경영권 투자 위반 사안이다. 한진칼은 KCGI가 한진칼에 대한 경영권 행사를 위해 운용하는 6개의 펀드 중 5개가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조건인 지분 10% 보유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금감원의 조사에서 법 위반으로 결론이 날 경우 KCGI는 5% 수준의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에 자본시장법 전문가들도 KCGI가 10% 지분 보유 규정을 펀드 설립 초기부터 법 위반 소지를 인지하지 못한 초보적인 실수를 KCGI가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KCGI,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KCGI 펀드 무엇이 문제인가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GI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6개의 경영참여형 PEF를 운용하고 있고, 각 펀드들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7곳이 투자를 담당한다. 이들 SPC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주주명부 폐쇄전 기준)은 △그레이스홀딩스(KCGI 1호) 12.46% △엠마홀딩스(KCGI 1-2호) 2.42% △디니즈홀딩스(KCGI 1-3호) 0.93% △캐롤라인홀딩스·캐트홀딩스(KCGI 1-4호) 각각 0.37%, 0.46% △베티홀딩스(KCGI 1-5호) 0.66%다. 여기에 지난 1월 설립된 헬레나홀딩스(KCGI 1-6호)가 1.16%를 보유 중이다.

문제는 경영참여형 PEF가 설립하는 SPC는 일반 SPC와 달리 자본시장법상 PEF형 SPC로 구분되고, 이들 SPC는 각각 투자 회사의 10%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PEF 자체가 합자회사로 각각의 독립법인인 만큼 KCGI처럼 6개의 PEF의 지분율을 합쳐 10%이상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PEF형 SPC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는 일반 공동투자자는 불가능하고 다른 PEF나 운용사 임원·운영인력 또는 한진칼 같은 투자대상 회사의 임원 정도로 한정될 만큼 조건도 까다롭다. 특히 SPC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동 투자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각 SPC는 단독으로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KCGI의 6개 PEF중 지분율이 10% 이상인 KCGI 1호(그레이스홀딩스) 이 외에는 경영참여형 PEF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진칼 지분 10% 미만을 보유중인 KCGI PEF들이 설립한 SPC들 스스로도 자본시장법 249조 12를 근거로 투자회사의 지분 100의 10의 주식 보유를 설립목적으로 명시해 놓고 있음에도 그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10% 지분이 안되는 PEF 5곳이 하나의 SPC를 설립해 지분을 합쳤어야 한다. 다만 KCGI의 경우 지분율이 부족한 5개의 PEF의 지분율을 합쳐도 1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KCGI 1호(그레이스홀딩스)에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가져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10% 미만 지분을 보유해도 투자회사에 대한 이사선임 권한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참여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진칼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봐서는 이사선임권한을 보유한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PEF 전문 법무법인 관계자는 “KCGI가 한진칼 투자와 관련해 법률 자문을 제대로 받지않고 진행한 것 같다”며 “어찌 보면 굉장히 기본적인 부분으로, 일반적으로 펀드를 구성(포메이션)할 때 구조와 SPC 설립 방법,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등을 고민하는데 단순히 각 펀드별 지분합산만을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0% 임원·주요주주 보고 의무 위반 부분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진칼은 “KCGI의 SPC인 그레이스홀딩스가 2018년 12월28일부로 한진칼 주식 10% 이상을 보유해 자본시장법상 ‘주요주주’에 올라 임원이나 주요 주주 각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개별적으로 보고할 의무가 법적으로 생겼다”며 엠마홀딩스와 캐트홀딩스의 보유 지분을 그레이스홀딩스 소유 지분으로 보고한 것은 공시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감독당국에서 판단할 문제지만 대량보유보고와 임원주요주주 보고 위반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KCGI PEF(아투)
◇엘리엇과 다르다는 강성부 대표…3년 운용기간에 투기자본 논란 여전
한진그룹은 행동주의 펀드인 KCGI가 투기자본이라는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고, 재계에서도 과거 삼성과 현대차를 공격했던 엘리엇과 비교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달 20일 주주연합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단기적으로 시세차익을 노리고 액시트하는 것이 아닌 영향력을 미쳐 기업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의도”라며 “펀드운용 기간은 10년 이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KCGI의 PEF 6개 중 4개는 운용기간이 3년(투자자 전원 동의하에 1년 씩 2번, 2년 연장 가능)이라는 점에서 이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IB업계에서도 3년짜리 펀드는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경영참여형 PEF의 경우 과거 짧아도 6~7년이었고 요즘에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10년 운용이 국내에서도 표준처럼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0년을 운용하는 경우 5년은 기업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5년은 액시트 전략을 수립한다.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경영참여형 PEF의 경우 한 곳의 기업에 투자하는 싱글딜 펀드가 아닌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이 일반적이다. KCGI 1호(10년)와 KCGI 1-5(9년3개월)는 블라인드 펀드로 운영되고 있다. 강성부 대표는 “두 펀드는 한진 뿐만 아니라 대림 등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년 운용기간인 △KCGI 1-2호 △KCGI 1-3호 △KCGI 1-4호 △KCGI 1-6호는 한진칼에만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싱글딜펀드로 추정된다. 싱글딜펀드는 펀드 참여자들이 어디에 투자할지를 사전에 알고, 그 기업의 재무상태와 같은 정보를 분석한 후 참가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수익을 창출하고 펀드 투자자들 전원이 합의만 한다면 언제든지 청산이 가능하다.

IB업계 관계자는 “3년 운용 펀드는 싱글딜 펀드일 가능성이 높다”며 “블라인드펀드라 하기에는 운용기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이어 “엘리엇은 오픈형 펀드이고 KCGI는 폐쇄형 펀드로 그 특성은 분명히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KCGI도 엘리엇과 같은 똑같은 권한을 기업에 행사할 수 있고, 17%가 넘는 지분율은 엘리엇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갖고 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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