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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방수 마스크가 대체 뭔가요”…실효성 없는 대책 또다시 도마

[뉴스추적]“방수 마스크가 대체 뭔가요”…실효성 없는 대책 또다시 도마

기사승인 2021. 03. 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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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發 집단감염에 '목욕탕 특별대책'
일부 지자체 '방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문가 "방수 마스크 들어본 적도 없어"
목욕탕 방역수칙 안내
지난 22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목욕탕에서 광주 북구청 보건위생과 공중위생팀 직원들이 관내 한 목욕장 내 특별방역 대책 권고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제공=광주 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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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주의 한 목욕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목욕탕 내 방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방수 마스크는 감염 차단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전문가들마저 방수 마스크가 무엇인지 되묻고 있어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지난 22일부터 ‘목욕장업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주상복합에서 사우나를 통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이달 초 경남 진주와 울산시에서도 목욕탕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목욕탕 발 확진자가 200명 넘게 나온 진주시는 19일부터 ‘달 목욕’을 금지하고 방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충주시도 지난 18일 지역 내 목욕업소 40곳을 대상으로 목욕관리사에게 방수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방수 마스크는 수영장, 스키장, 워터파크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방수 기능을 갖춘 마스크다. 다만 ‘KF’ 표시가 붙는 비말 차단 마스크와는 달라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보건용과 비말 차단용 마스크에 대해서만 비말 차단 성능을 인정하고 있다.

목욕탕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더욱 난처해졌다. 서울 강서구에서 12년째 목욕탕을 운영해온 최모씨(59)는 “목욕탕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라는 것도 업종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방수 마스크’는 또 어떤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며 “일반 마스크도 탕에 들어가면 습기가 차서 방역 효과가 사라진다고 하는데 방수 마스크가 감염을 막을 수는 있는 거냐”고 호소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도 방수 마스크의 효과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 반장은 “목욕탕 내의 방수 마스크 또는 페이스 실드도 방역학적으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비말 차단) 마스크처럼 완전하게 밀착해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고 전후좌우로 침방울이 다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방수와 방역이 모두 가능하고 식약처 인증까지 받아낸 마스크의 존재를 들어본 적도 없다. 방수 마스크 착용 대책은 지나치게 성급한 조처였다”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목욕탕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목욕탕 환경을 개선하고 탈의실 소독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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