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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100년 기업 꿈꾸는 최태원의 양 날개 2차전지·바이오

⑥100년 기업 꿈꾸는 최태원의 양 날개 2차전지·바이오

기사승인 2020. 06.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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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지나온 22년 함께할 22년]
정유·통신·반도체 이을 먹거리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확대 전망
미국 등 해외 3곳에 공장 건설 중
SK바이오팜, 이달 내 상장 예정
신약·백신 등 바이오 계열사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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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신규사업 경쟁력은 기존 사업과의 연결고리를 이용해 시너지를 내는 데서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차전지와 바이오 등 현재 SK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당시 기존 사업의 노하우로 시너지 효과 등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추진해왔다는 평가다.

SK가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재계에서는 ‘왜?’ 라는 의문을 가졌다. 1990년대 국내 2차전지 산업은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SK의 2차전지 사업을 주도한 계열사는 SKC였다. SKC는 비디오테이프 제조기술을 보유한 기업이었다. 의문은 곧 풀렸다. 공교롭게도 리튬이온전지 제조기술의 핵심인 코팅과 조립기술이 비디오테이프 생산공정과 거의 일치했다.

2차전지 사업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이 담당하고 있다. 정유사였던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사업을 하는 것 역시 정유업을 기반으로 했던 노하우가 향후 전기차 충전소 등 배터리 사업과도 연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에 앞서 심도 깊은 공부를 선행하는 최 회장이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한 것이다. SK의 2차전지 사업 진출이 단순 우연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SK의 바이오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룹 내 SK케미칼이 이미 합성의약품, 백신 등 제약·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던 덕에 바이오 사업이 소프트랜딩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제약·바이오라는 동일한 사업군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 신약개발, 합성의약품, 백신 등 계열사별로 각각의 차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차전지와 바이오에 대한 최 회장의 애정은 꾸준한 투자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에는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직접 찾아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말했다. 이런 지원은 신약 개발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또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존’에 대한 최 회장의 고민은 여전하다. SK의 미래를 지탱해 줄 ‘제2의 캐시카우’가 되기에는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2차전지와 바이오 시장은 SK뿐만 아니라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모두 눈여겨보는 차세대 시장이어서 만만치 않은 곳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2차전지 시장에서는 LG화학과의 법적 분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고, 바이오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최 회장이 단순히 성장을 논하기보다 생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글로벌 톱3 도약”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톱 3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1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SK이노베이션은 7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고성능 배터리 기술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에는 10분 충전으로 30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2023년에는 한 번 충전으로 700㎞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미래 기술을 선도할 계획이다.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제2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89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착공한 미국 조지아 1공장은 2022년 양산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분리막(LiBS) 사업을 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배터리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iBS 수요도 늘 것으로 보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연 5억3000만㎡ 수준인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두 배 수준인 12억1000만㎡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 창저우시와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각각 3억4000만㎡ 규모의 분리막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IET는 최근 기업공개(IPO)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하기도 했다. IPO를 통해 신규 공장 설립 등 투자 비용 조달을 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진행 중”
SK의 바이오 사업 중 주목받는 곳은 SK바이오팜이다.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판매를 본격화했다. SK바이오팜은 향후 바이오 신약 개발을 지속하면서 사업 확장을 지속 추진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이달 중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로 공모예정금액은 7048억~9593억원이다. SK바이오팜이 4800억~6500억을 확보하게 되고 SK㈜에 구주매출로 2200억~3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SK팜테코는 위탁생산(CMO) 사업을, SK케미칼은 합성의약품 사업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사업을,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사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SK의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SK팜테코는 지난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던 의약품 생산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통합된 법인이다. 통합법인을 운영하면서 시너지와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바이오팜이 가진 판매 역량 등을 토대로 CMO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바이오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는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각각 개발하고 있다.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한편, 신규 백신의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K케미칼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SK플라즈마는 신규 혈액제제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분사 당시 IPO 목표를 언급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계열사고, SK플라즈마도 향후 상장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SK 관계자는 “SK는 제약·바이오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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