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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AI·5G·바이오·전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혁신엔진, ‘반도체 신화’ 이을까

⑤ AI·5G·바이오·전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혁신엔진, ‘반도체 신화’ 이을까

기사승인 2020. 0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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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 삼성', 왜 강한가] ⑤
4대 미래성장사업 전후 경영행보도 '미래먹거리' 초점
국내외 돌며 신사업 전략 짜고 신시장 개척 등 세일즈도
삼성전자 기존 주력사업과 연계해 신성장 모멘텀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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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말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차세대 미래전략 기술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계에 부딪쳤다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도 주문했다. 경기 침체와 일본 수출규제라는 돌발악재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서도 미래 기술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근원적 경쟁력이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핵심 전략임을 강조한 것이다.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전자장치) 부품을 삼성의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낙점한 이후 이 부회장의 주요 경영행보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계에서 “이 부회장의 행보를 보면 삼성의 현안과 미래 먹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도 ‘메모리 반도체’를 잇는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중국 찍고 인도, 브라질로…위기 속 ‘미래’ 행보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경영복귀 이후 올해 1월 브라질 현장경영에 이르기까지 5G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세일즈에 나서는 등 미래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병철 창업회장의 TV,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휴대폰 사업 성공으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 사업에 안주해서는 당장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아래 ‘변화’에 무게를 두고 미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18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AI·5G·바이오·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2020년까지 25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2010년 발표한 5대 신수종사업(태양전지, 자동차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의 뒤를 이어 이재용 시대 ‘뉴 삼성’을 펼치기 위한 새로운 미래성장 로드맵이다.

앞서 그해 2월 경영복귀 후 첫 출장으로 유럽·북미 지역에서 글로벌 석학들과 만나 AI 사업을 점검하고, 중국·일본에서 현지 통신기업 최고경영자들과 회동한 것도 AI·5G 등 미래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단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5G·AI 등 미래먹거리 육성은 지난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 이어 올해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쉴틈 없이 이어져 왔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세일즈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일본 2위 통신사인 KDDI와 2조4000억원 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을 수주하는 등 ‘이재용 효과’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다만 지난 1월 설 연휴를 이용해 중남미 현장 경영에 나선 이후 이 부회장의 해외 경제외교 행보는 올스톱 상태다. 코로나19로 출장길이 봉쇄되면서 석 달 넘게 국내에만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년여간 국내외 현장경영을 통해 이 부회장이 미래성장엔진 육성에 많은 공을 들여왔고 경제외교 성과도 컸다”면서 “코로나19로 해외 현장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달라진 경영환경에 대응해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호 이끌 미래성장엔진, 성과는?
삼성의 성공신화를 이어가야 할 이 부회장으로서는 삼성호(號)의 새로운 성장엔진 가동을 통해 100년 기업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AI, 5G 등을 미래성장사업으로 낙점한 것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기존 삼성의 주력 사업들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중장기 전략을 마련함으로써 ‘뉴 삼성’ 시대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자가전(CE)부문은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기 간 연결이 확대되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접목되며 고객맞춤형 신제품과 함께 사물인터넷(IoT)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삼성이 133조원을 투입해 육성하는 시스템반도체도 AI와 전장 등 신성장사업 확대를 위한 차세대 기술 기반 확보에 나설 계획이고, 네트워크 사업 역시 선제적인 5G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통신 기술과 5G 시대의 혁신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2016년 말 국내 기업 M&A 사상 최대인 8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들여 하만을 인수한 배경도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 역량을 접목시켜 커넥티드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큰 그림’에서다. 인수 후 사업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하만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조77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3223억원으로 인수 첫해인 2017년(574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높은 성장 가능성에 이건희 회장의 5대 신수종사업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미래성장사업에 다시 선정된 바이오사업도 차츰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만 해도 영업적자 304억원을 기록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917억원을 거뒀고, 해마다 1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난해 12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자신의 중장기 성장전략과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대내외 복합 위기 속에서 전방위적인 경영행보를 거듭하면서 총수로서의 존재감과 입지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4대 미래성장 사업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삼성의 향후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의 성장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야 ‘뉴 삼성’의 기틀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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