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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검역 뚫은 천안배… 年 5만톤 해외수출 목표”

“美검역 뚫은 천안배… 年 5만톤 해외수출 목표”

기사승인 2022.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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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
1인 위한 중소과형 '신화' 개발
호주·인도 등 신시장 개척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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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사진 = 손차민 기자
"미국 현지에서 우리 배를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농가에선 걱정이 없다"

지난 14일 충남 천안에서 만난 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농가 소득 보장을 위해 연간 배 수출 5만톤(t)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안배원예농협은 1989년 처음으로 배를 수출한 농협이다. 당시 20피트짜리 컨테이너로 미국에 수출을 시작해 현재는 배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조합으로 성장했다.

박 조합장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 사태로 1만2000~1만3000톤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2만톤을 수출하겠다고 목표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기준 1만7000톤을 달성했으니 무난하게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한 물류 대란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운임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물론, 수출 보낼 선박 자체가 없었다. 설상가상 2020년부터 국내 배 생산량도 줄며 배 수출에 어려움이 컸었다. 다행히 올해는 배 생산량도 평년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물류비용도 안정되어 수출에 활력이 돌고 있다.

박 조합장은 한국배수출연합(K-PEC)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한국배수출연합은 배 수출업체 60여곳과 배 생산자 단체 90곳이 출자해 만든 주식회사다. 그는 "수출되는 배의 생산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의 품질을 관리하고, 수출업체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선 농산물은 수출 과정에서 철저한 검역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다른 상품에 비해 수출 절차가 까다롭고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특히 배는 과일 중 가장 큰 수출량을 자랑하고 있어 부담감도 크다. 박 조합장은 "미국의 경우 국내 배 생산단지 90곳 중 13곳만 수출을 보낼 수 있다"며 "그만큼 품질 관리와 검역에 대해 철저한데 미국의 높은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배를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미국이며, 이어 대만, 베트남 등에 주로 수출된다. 문화적 차이가 큰 외국에서 국산 배를 파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표주박 형태의 서양배에 익숙한 외국에선 배를 생과로 먹지 않고 데쳐 먹는 등 문화적 장벽이 있는 탓이다. 박 조합장은 "우선 미국에 있는 동양계 사람들을 타겟으로 잡았다"며 "외국에 사는 동양계 사람들이 명절에 주고받는 귀한 선물로 배를 찾는다"고 밝혔다.

박 조합장이 집중하고 있는 건 신시장 개척이다. 캐나다, 호주,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그는 "최근 인도와 멕시코에 첫 수출을 성공했다"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중국에 빼앗겼던 시장을 되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품종 개량도 한창이다. 한국은 함께 나누어 먹는 문화라 큰 크기를 선호하지만, 외국의 경우 혼자서 과일을 먹는 문화라 중소과를 찾는 차이가 있다. 또 외국의 경우 당도가 높은 과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 '신고'와 '화산'의 장점을 합친 '신화'라는 품종을 개발해 당도를 높였다.

한편 최근 중국 배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점을 박 조합장은 우려했다. 그는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는 한국 과일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데, 중국에서 국내산 품종 배를 한글이 적힌 박스에 담아 판매하며 국내산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생산지 정보가 담긴 QR코드를 부착하고, 현지 모니터링 요원도 두고 있다"며 "중국에 비하면 국내산 배는 맛도 좋고 식품 안전성을 신경 쓰고 있어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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