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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PICK!] 무상감자·유상쇼크에 급락한 제주항공, 여행 수요 회복 관건

[종목PICK!] 무상감자·유상쇼크에 급락한 제주항공, 여행 수요 회복 관건

기사승인 2021. 07. 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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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무상감자·2000억 유상증자 추진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이틀새 주가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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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면서 주가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곳간이 비어가자 자구책을 내놓은 것인데,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틀새 주가는 8% 가까이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항공수요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낙폭 확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선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이번 재무구조 개선으로 완전자본잠식 우려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여행수요 회복’이 제주항공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행수요가 회복되면 제주항공의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주가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어서다. 리스료, 항공기 유지비 등 높은 고정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250원(1.08%) 내린 2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8.29% 빠졌다.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로 여행 재개 기대감이 컸던 지난달(6월 10일) 보단 23% 가량 하락한 금액이다.

무상감자는 실적악화로 인한 결손금을 보전하기 위해 진행하는 재무구조 개선 방법이다. 다만 주주 입장에서는 악재이기 때문에 무상감자를 실시하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주력 사업인 여객 운송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펀더멘탈(기초체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2019년 1조384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770억원으로 4분의 1토막 났고, 올 1분기에도 418억원이라는 저조한 매출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매출 2292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로 최근 3년 3개월 동안 약 4200억원 규모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0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낸데 이어 올 1분기에만 794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보였다. 시장에선 제주항공이 올해 24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잇딴 적자로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1∼3월) 기준 자본금은 1924억원, 총 자본은 137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자본금보다 총 자본이 적으면 ‘부분 자본잠식’ 상태로 분류된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상장폐지된다.

이에 제주항공이 꺼낸 카드가 바로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다.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감자비율은 80%다. 자본금은 192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감소하나, 자본금 감소분만큼 감자 차익이 발생하여 자본 총계는 변동이 없다. 주식 수도 유지된다.

또 제주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유상증자에는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참여를 추진하며, AK홀딩스(애경그룹) 이사회를 통해 증자 여부가 확정된다.

증권가에선 무상감자와 유상증자가 제주항공 적정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이 제주항공의 재무상황을 새롭게 인지하게 됨으로써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무상감자는 악화된 경영 상황을 투자자에게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제주항공의 경우에도 무상감자가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져 주가가 단기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유상증자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므로 적정 주가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며 “안정된 재무 상황과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향후 반등의 이유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제주항공의 주가 상승여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7곳이 제시한 제주항공 적정 주가는 2만3286원이다. 현 주가와 목표주가 간 괴리율은 1.68%로 차이가 미미하다. 삼성증권의 경우 목표주가로 1만5000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과 코로나19 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황에 따라 델타 변이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 올 하반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자본잠식을 벗어나 단기 유동성 우려는 일단 잠재울 수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 리스료, 항공기 유지비 등 높은 고정비로 인한 유동성 부담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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