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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집중 분석②] 비용분석 제대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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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3. 20. 09:09

'단발' 가기 위한 의도적인 '쌍발' 비용 '부풀리기'
KFX 더블 엔진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쌍발·단발 엔진 수를 결정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앞두고 일부 특정 업체의 단발 엔진을 밀어주기 위해 사업 비용분석 자체가 잘못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탐색개발 결과 내놓은 쌍발엔진 모델 C-103
아시아투데이 김종원 기자 =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비용분석 자체가 잘못돼 있다. 사업 비용분석을 제대로 했는지 제3의 기관의 철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

KFX 사업의 비용분석 결과를 꼼꼼히 검토한 한 전문가는 19일 “20조원이 넘게 들어가는 초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비용 분석을 어떤 근거로 했는지 도무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제3자의 객관적인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책연구기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낸 쌍발 엔진의 개발 비용이 8조6000억원으로 민간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시한 7조6000억원 보다 1조원 이상 더 많이 나온 것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무기체계들에 대한 비용분석 결과를 들여다 보면 국책 연구기관이나 정부 기관들이 분석한 비용은 민간업체들이 내놓은 예산을 깎거나 절감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유독 KFX 사업의 쌍발엔진 비용 분석만이 기존 탐색개발 때 보다 2조3000억원 더 높게 나왔다. 의도적으로 쌍발 엔진의 사업 예산을 부풀려서 비싼 쌍발 엔진보다는 단발 엔진으로 사업이 가야 한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다.

KFX사업에 정통한 한 항공전문가는 “상식적으로 국책연구기관이나 정부기관의 사업 비용분석 결과가 민간 업체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T-50을 개조한 단발 엔진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쌍발 엔진의 비용을 부풀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KAI와 KISTEP의 비용분석 내용을 보면 단발엔진 경우 개발 비용이 6조4000억원으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더구나 KAI와 KISTEP이 제출한 비용분석 보고서에는 쌍발엔진의 비용 인상에 대한 상세한 근거 자료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FX 싱글 엔진
국책연구기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낸 쌍발 엔진의 개발 비용이 8조6000억원으로 민간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시한 7조6000억원 보다 1조원 이상 더 많이 나온 것은 ‘의도적인 예산 부풀리기’라는 강한 의혹을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KAI가 제안한 단발엔진 모델 C-501.
KIDA와 함께 공동 진행한 KISTEP의 비용분석 보고서를 보면 KAI가 제출한 사업 예산에서 임금이나 물가 상승률 등 제반 비율만 더 높게 책정해 업체가 요구한 비용보다 1조원을 인위적으로 더 부풀려서 책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방산전문가는 “민간업체 KAI가 올린 사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보다는 왜 부수적인 제반 비율만 더 높게 적용해 예산을 올렸는지 KIDA와 KISTEP의 비용분석 결과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연구 용역비를 4억원씩이나 받은 보고서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이 비용분석 연구 용역을 감독한 방위사업청이 국민의 혈세가 수 조원씩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왜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는지도 의혹을 사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단발 엔진으로 사업이 갈 수 있도록 그 누군가 강력한 ‘보이지 않은 손’이 움직이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방사청이 승인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한 탐색개발 당시에는 KAI와 함께 비용분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뒤늦게 다른 비용 분석 결과가 나온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처음 탐색개발 당시에는 비용 분석을 미국 프라이스(Price)사와 스웨덴 FOI(한국의 ADD 해당)·사브(SAAB)사와 국내외에서 함께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공신력 있는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도출한 비용분석 결과는 믿을 수 없고 근거와 세부자료가 부실한 KAI와 KIDA, KISTEP의 비용분석 결과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ADD가 KAI와 LIG넥스원 담당자들과 함께 미 프라이스사에 직접 가서 비용을 산출했고, 스웨덴의 FOI와 사브사는 국내에 와서 비용분석 내용을 검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군 출신 한 군사전문가는 “수많은 축적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검토한 탐색개발 결과를 무시하고 민간업체에서 부풀려 제출한 비용을 국책연구기관이 더 예산을 얹어져 비용분석을 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쌍발엔진이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사업이 단발엔진으로 가도록 하기 위한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비용분석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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