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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긴장 속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개최, 관광산업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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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5. 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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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위키미디어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계기로 이스라엘은 자국이 가진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뽐낸다는 계획이지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나치게 비싼 티켓 가격으로 지난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렸던 대회보다 방문객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 시작돼 18일까지 진행되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지난 1956년 출범한 유럽 최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경연대회로 2억명이 TV를 통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접 텔아비브를 방문하는 사람도 1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자국 출신 가수 네타 바르질라이가 우승하면서 대회 개최권을 따냈다.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유럽에 속하지는 않지만 방송국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주관사인 유럽방송협회(EBU)에 속해 있다.

이스라엘은 이 대회를 계기로 자국을 단순한 순례지를 넘어 세계 유명 관광지로 알린다는 계획. 이를 위해 텔아비브를 중심으로 해변과 나이트클럽, 트렌디한 술집과 레스토랑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을 찾은 관광객은 사상 최대 규모인 412만명. 2016년의 290만명에 비해 2년 만에 40% 넘게 증가한 것인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또 한 번의 도약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의 무장단체와 이스라엘군 간에 공습과 미사일 공격이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인 4명과 팔레스타인인 25명이 숨졌다.

친(親) 팔레스타인 단체들은 기업과 아티스트, 그리고 각국 정부에게 올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보이콧을 촉구했다. 유럽 국가들의 ‘파티 분위기’가 이스라엘의 서안·가자지구 합병 정책의 심각성을 무색케 하고 있다는 것. 특히 올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개막일인 14일은 미국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큰 논란을 일으킨지 정확히 1주년 되는 날인데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재앙의 날’이라고 부르는 이스라엘의 건국기념일이기도 하다. 당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충돌해 5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같은 반발에도 이스라엘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개최를 강행했다. 텔아비브의 해변과 행사장 주변에는 수백명의 경찰과 특별 순찰대, 민간 경호대원들이 배치됐다. 텔아비브 시내 곳곳에는 유로비전송 콘테스트를 위해 텔아비브를 찾은 관광객을 환영하는 광고판이 내걸리고, 외국인 관광객은 해변가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과 푸드트럭으로 몰려들고 있다. 텔아비브에서는 통상적으로 유대교의 안식일인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에 대중교통 수단이 운행되지 않는데, 행사기간 동안 특별 셔틀버스를 배치해 방문객들의 이동을 돕고 있다.

하지만 올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9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한 지난해 포르투갈 리스본에 비해 9분의 1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텔아비브의 호텔이 객실 수도 적고 비싼데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티켓 역시 이전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보안비용 등이 많이 들면서 올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티켓 값이 다른 해보다 장당 100~500달러(약 12만~60만원) 더 비싸진 것이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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