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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 환전상들이 보는 향후 전망은? “미국과 전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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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5. 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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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국민들은 미국과 전쟁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의 ‘국민 정서’를 대변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 환전상들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제스처로 보고 있으며, 이란 지도부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결국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아 전쟁까지 갈 것도 없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다수 이란인들의 현실 인식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내의 환전상들은 국민 정서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에서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환전상들로부터 비공식 환율로 미국 달러화를 사들이는 이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 외교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분위기의 이란에서 이들 환전상의 견해는 이란 국민들의 전반적인 정서와 견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테헤란의 환전상들은 많은 이란인들이 최근 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실제적 위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제스처로 보고 있다. 환전상 사이드 아지지(34)는 “전쟁? 글쎄 그럴 것 같지 않다. 만일 미국인들이 (이란을) 공격하기를 원했다면 이미 40년 전에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란의 경기 침체로 이란 지도부가 마지못해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에 추가 병력 15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날 이란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에 의회의 승인없이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무기수출통제법의 긴급 면제 조항을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파병 발언 이후 이란의 비공식 환율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의 가치는 3%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를 재개한 이후부터 따지면 리알화 가치가 60%나 떨어진 셈이다. 아지지는 “리알화 가치 하락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경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상황은 당분간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란 경제는 오랫동안 실정(失政)과 보조금 남발, 과도한 규제로 인한 외국인 투자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과 대이란 제재 재개로 이란은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통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급등으로 생활 수준은 심각하게 낮아졌으며, 이란의 젊은이 3명 중 1명 꼴로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

테헤란 증권거래소의 딜러들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하미드 모가담 테헤란 증권거래소 국제부장은 “투자자들은 현재의 사태가 미국의 ‘프로파간다(선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인들은 입을 모아 향후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기업의 이란기업에 대한 지불과 이란기업의 외국기업에 대한 해외송금을 대행하는 사업을 해왔던 금융 중개인 모스타파 파크자드(54)는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전쟁까지 갈 것도 없이) 총 몇 발이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퇴한 교사는 “이란의 경제 상황이 정말 엉망진창인 까닭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붕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사람들에게 월급도 못 주는 상황이 오게 될 것 같다”고 비관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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