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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개헌 국민투표, 코로나19 속에도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율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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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민 칠레 통신원

승인 : 2020. 10. 26. 16:28

칠레 국민투표가 전례 없는 뜨거운 열기 속에 25일 오후 8시(현지시각) 종료됐다. 칠레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기록이 될 이번 투표는 헌법 개정 여부와 함께 국민대표와 국회의원이 각각 50%로 이루어진 기관 또는 100% 국민대표로 구성된 기관 중 어느 쪽이 법안 제정권을 가지는지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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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당일에 한해 칠레 산티아고 지하철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은 지하철 역사 안에서 교통카드를 찍을 때 0페소가 찍히는 모습./사진=권보민 칠레 통신원
◇ 투표 독려하는 정부의 여러 방침들 흥미로워... 사기업들도 일제히 투표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려
한국과 투표 현장이 다른 모습 중 하나로, 칠레는 투표 장소가 곳곳에 많이 분포되어있지 않아 거주하는 곳에서 투표하기 위해 다소 멀리 이동을 해야만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을 타고 투표장으로 갈 경우 혼잡이 예상되는 바, 이에 투표 당일인 25일 하루(현지시간) 산티아고 지하철을 무료 개방함으로써, 많은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했다.

또한 국민들이 투표를 하지 않고 여가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전국의 쇼핑몰과 대형 마트들은 정부의 방침 아래 전부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한편 칠레에서는 투표 전날 오후 6시 30분 이후부터 투표 당일까지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이 역시 주말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칠레의 음주 문화가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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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부터 투표 종료 직전까지 산티아고 시내는 많은 차량으로 교통혼잡을 빚어냈다./사진=권보민 칠레 통신원
◇ 길게 늘어선 줄... 투표소 문 닫기 직전까지 이어져
지하철 무료 개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민투표를 향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향해, 결국 산티아고 시내 곳곳에서 많은 교통 혼잡 문제가 발생했다. 이전의 투표일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었다.
투표를 하러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였다. 하지만 뜨거운 햇빛 속에서도 오랜 시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지친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후 8시(현지시각) 투표 종료 직전까지도 투표소 밖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투표 열풍 속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칠레 국민들이 변화를 바라왔는지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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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사진=권보민 칠레 통신원
◇ 재외국민 사전투표 결과 발표... 78.01%로 헌법 개정 찬성 압도적으로 높아
투표 종료 이후 각 언론마다 투표 현황 발표로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재외국민 사전투표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헌법 개정 찬성 78.01%, 반대 21.99%로 사전 투표의 결과만으로도 칠레 국민들은 이미 헌법 개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법안 제정권을 가질 기관에 대한 투표 결과는, 국민대표 100%로 이루어진 기관의 득표율이 79.06%로 혼합기관의 득표율 20.94% 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아랍에미리트를 제외한 모든 해외 국가에서 헌법 개정 찬성쪽에 더 높은 득표율이 나타났고, 한국에서 또한 개정 승인 85.71%로 찬성이 반대보다 매우 높았다.

현재 개표는 90% 가까이 진행되었으며, 헌법 개정 찬성 여부와 법안 제정권 기관 선택 양안 모두 사전투표와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이므로 이미 헌법 개정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에는 2021년 4월 국민대표 구성에 관한 투표가 열릴 예정이며 투표에 당선된 국민대표들은 최대 9개월의 기간 동안 헌법 개정안을 발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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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칠레 시민이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사진=권보민 칠레 통신원
권보민 칠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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