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국-EU, 투자협정 체결 합의...세계 2, 3위 경제권 시장접근 용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01231010018957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12. 31. 06:40

EU 집행위원장 "중국과 투자협정 체결 협상 원칙적으로 끝나"
시진핑 주석 "더 넓은 시장과 나은 기업환경 제공"
EU, 경제활성화...중국, 미국 대항 독자적 경제권 형성 목표
한국기업, 대중투자 환경 개선 기대
Belgium EU China
유럽연합(EU)과 중국이 30일(현지시간) 포괄적 투자협정(CAI)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상단 왼쪽)·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오른쪽)·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하단 오른쪽)·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이날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중국이 30일(현지시간) 포괄적 투자협정(CAI)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발효되면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과 3위 경제 규모의 EU 기업의 상대 시장 접근이 자유로워지고,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초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한국·일본 등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EU와 투자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미국의 대중 강경정책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중국과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원칙적으로 끝냈다”면서 “보다 균형 잡힌 무역과 더 나은 사업 기회를 위해서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통화를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시 주석은 “EU와의 투자협정은 양측의 투자자들에 더 넓은 시장과 더 나은 기업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개방에 대한 중국의 결의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 전에 이뤄진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EU와 미국과의 대립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중국의 목표가 일치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의로 EU 기업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이 전례 없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중국과 EU 간 직접 투자는 2017년까지 EU의 중국 투자가 많았지만 2018년부터 역전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EU 투자는 약 2800억달러로 3년 사이 2배로 늘었다.

EU 발표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에서는 EU 기업이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투자사를 설립할 때 요건이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이 개방된다. 민간병원의 중국 진출 요건이 완화돼 EU 병원이 베이징(北京)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금지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진출도 최대 50% 주식 취득 조건에서 허용된다.

공정경쟁을 위한 여건도 개선된다.

중국은 외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 강제를 금지하고,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합의를 위반하면 법적인 책임을 묻는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설립하기로 했다.

협상에서 마지막까지 대립한 중국에서의 노동자 보호와 관련, 중국이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관련 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투자환경 정비가 목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관세 인하 효과는 없다.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환경이 정비되면 EU 기업뿐 아니라 한국 등 외국기업의 중국 진출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김도연 코트라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투자협정이 발효되면 협정에 따른 외국기업의 투자 진출 규제 완화, 시장 개방에 따른 중국 시장 진출 여건 개선은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무역관은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양측 간의 협정으로 우리 기업에 다소 불리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는 2014년 1월 협상이 개시된 지 거의 7년 만에 이뤄졌다. 앞으로 투자협정이 체결되고 시행되기까지는 수개월 내지 1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국은 물론 EU 의회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