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코로나19 엎친 데 ‘살인’ 털곰팡이균 덮친 인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510010004536

글자크기

닫기

임유진 기자

승인 : 2021. 05. 10. 14:54

코로나19 급증으로 의료체계 붕괴 직면한 인도
인도 수도 뉴델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시설에서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포장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인도는 영국발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면서 의료체계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사진= AP 연합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4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 사이에서 치명적인 털곰팡이균까지 급속히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털곰팡이균은 당뇨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드물게 나타나는 질환이어서 국가 간 전파나 대유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10일(현지시간) ANI통신·PTI통신 등 인도 언론과 영국 BBC뉴스 등에 따르면 털곰팡이증에 감염돼 실명하거나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BJ 의대·시민병원 이비인후과의 칼페시 파텔 부교수는 “지난 20일간 67명의 곰팡이균 감염 환자가 확인됐다”며 “하루에 5∼7건씩 이들에 대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환자 8명이 곰팡이균 감염으로 숨졌고 200여명이 곰팡이균 감염 치료를 받고 있다. 뉴델리나 푸네 등 주요 도시에서도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PTI통신이 보도했다.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눈·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치사율은 50%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 뒤 회복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서 털곰팡이균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지 의학계는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염증 방지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하는 게 원인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처방전 없이도 대부분의 약품을 구할 수 있어 약물 과다 복용이 심각하다. 치료에 욕심을 낸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테로이드가 면역력을 저하시키면서 곰팡이균 감염 확률을 높였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털곰팡이증에 감염됐더라도 8주가량 항곰팡이 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감염이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이를 막기 위해 환자의 안구나 턱뼈를 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적잖다는 전언이다. 뭄바이의 안과 의사인 아크샤이 나이르는 BBC뉴스에 “지난달에만 40명의 곰팡이균 감염 환자를 만났는데 이 가운데 11명은 안구를 제거해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도 보건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아직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우려했다.

임유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