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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한미공동성명, 미지근...한국, 시진핑 의도대로 중국 패권 아래서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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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5. 24. 08:58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한미정상회담, 바이든의 인도태평양 청사진 결여 증명"
"바이든, 아시아 정책, 출발관문서 멈칫"
"한국, 중국 패권 아래 표류, 시진핑의 의도"
존 볼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미지근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직 중국·북한을 다루는 계획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볼턴 전 보좌관이 2019년 9월 30일 워싱턴 D.C.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좌담회를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미지근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직 중국·북한을 다루는 계획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미국과 한국이 만났을 때 뉴스가 없는 것은 나쁜 뉴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처음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논의는 실제 결과를 거의 도출하지 못했다며 기후변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미국 내 우선 사항이 국제전략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정상회담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도·태평양 청사진이 결여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미국 행정부는 여전히 실체가 아니라 수사(修辭·레토릭)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전임자들의 것과 다르다고 반복해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 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눈에 띄게 말을 아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북한 정권이 수십년 동안 선호해온 ‘행동 대 행동’ 프로세스로 몰아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미 공동성명이 중국 문제에 관해 단지 간접적으로 언급했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과 인도·태평양 전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역할을 재개념화하는 것이 오랫동안 지연돼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공동성명이 사실상 처음으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포함시켰고, ‘자유·개방·번영된 인도·태평양 지역 유지’라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를 담은 것을 감안하면 볼턴 전 보좌관의 지적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한미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북한 등 미국과 동맹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국가들을 압박하는 것보다 이스라엘 같은 친구들을 압박하는 데 훨씬 능숙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문 대통령과의 회담도 또 다른 놓친 기회였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그들 자신과 지역 전체에 중대한 2개의 주요 전략적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문제는 먼저 가장 시급하게 북한의 핵과 재래식 군사적 위협이고, 두번째는 장기적이고 보다 전략적인 것으로 미국과 인도·태평양 전반에 대한 중국의 증가하는 사상·정치·군사·경제적 공격이라고 볼턴 전 보좌관은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도전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다시 집중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의 중심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모두 아시아 ‘중시(Pivot)’나 ‘재균형(Rebalance)’에 실패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출발 관문에 발이 걸렸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북핵 6자회담의 단순한 참가국이나 무관심한 6자회담 소집국·중재국으로 취급하는 것은 중국이 역사적으로 북한 김씨 일가의 독재에 제공해온 자양분과 현재의 현실 모두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오랫동안 위장막 뒤에 숨어있었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매우 기꺼이 이를 묵인해왔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과 미국 정책의 궁극적 목표인 한반도 통일에 대해 명확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은 수십년 동안 북한의 핵과 재래식 무기의 위협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고, 한·미 정상회담은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조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중국의 문턱에 놓여야 한다는 당연한 귀결을 인식해야 하고, 중국 정부가 더 이상 그 행동의 결과를 회피하도록 허용할 수 없으며 한국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한국의 모든 지도자가 그랜드 전략 수립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국이 아직 시작 단계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로부터 단절돼 중국의 패권 아래서 멈출 수 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는 명백히 시 주석의 동아시아 전역에 대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시아의 ‘쿼드’는 극동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아니지만 쿼드의 이해와 가치는 위구르 통제·홍콩 탄압·종교의 자유 억압·사회적 신용 점수 매김 등 중국이 대표하는 권위주의보다 한국의 자유사회와 더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핵 노력을 지속한다면 일본 등이 핵무기를 추구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고, 이 같은 사실을 중국에 분명히 하는 것이 중대하다며 한국이 쿼드 관계를 완전히 추구하는 것을 꺼린다면 쿼드를 ‘퀸트(Quint·5개조)’로 만들 필요는 없고, 아마 대만·싱가포르가 한국 대신 쿼드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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