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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구하라” 튀니지, 사법부 장악 시도 대통령 규탄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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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2. 14. 14:36

TUNISIA-POLITICS-JUSTICE <YONHAP NO-8240> (AFP)
13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사법부 장악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사진=AFP 연합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의회 기능 정지에 이어 사법권 장악까지 시도하자 수천명의 시민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13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튀니지 수도 튀니스 중심가에는 2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사이에드 대통령의 사법권 장악 시도를 규탄했다. 시위대는 튀니지 깃발을 흔들며 “사법부를 건드리지 말라” “민주주의를 구하라”고 적힌 팻말을 높게 들어올렸다. 이번 시위는 튀니지 의회에서 제1당인 엔나흐다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판사들의 무능과 부패,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재판 지연 등을 이유로 사법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재판부 독립을 감독·지휘하는 헌법기구인 최고 사법 위원회(CSM)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체했고 이날 새로운 임시 CSM 구성을 공식화했다. 임시 CSM 일원 21명 가운데 9명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판사 임명 거부권과 해임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판사의 파업을 금지하는 내용의 포고령도 발표했다.
인권 분야 비정부비구(NGO)인 국제 판사위원회 튀니지 지부의 사이드 베나르비아 국장은 AFP에 “해당 포고령으로 사법부가 행정부에 종속되게 됐다”면서 “만약 시행된다면 사법부 독립 및 권력 분립과 더불어 튀니지의 민주주의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아랍과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 일대로 확산된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의 발원지인 튀니지는 2019년 사이에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 개혁과 부패 척결을 기치로 내건 사이에드 대통령은 기성 정치인들에 불만을 품은 국민에게 적지 않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히셈 메시시 전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는 등 비정상적인 통치를 이어가면서 독재 정치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사이에드 대통령은 국정 정상화를 내세우며 오는 7월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개정을 추진하고 12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튀니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우려를 표하며 주요 인사들이 헌법을 지키고 민주적 원칙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튀니지가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는 국제사회의 재정적 지원 없이 성공할 수 없으며, 재정적 지원은 민주적 통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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