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젤렌스키 “어떤 대가에도 끝까지 싸워 이길 것”...영 의원들 기립박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309010004871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3. 09. 05:39

젤렌스키 대통령, 2차 세계대전 때 처칠 연설한 영국 하원서 화상 연설
"어떤 대가에도 끝까지 싸워 이길 것"...처칠의 나치 대항 연설 인용
햄릿 인용 "죽느냐, 사느냐 문제에 대한 답변은 살기"
Russia Ukraine War Britain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하원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워 이길 것이라고 했고, 영국 하원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영국 런던 하원을 가득 메운 여야 의원들은 외국 정상으로는 사상 처음 영국 하원에서 연설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시작과 마지막에 기립박수를 보내며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그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경의를 표했다.

지속된 기립박수는 손뼉 치는 것에 반대하는 규정을 가진 하원의원들의 보기 드문 헌사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 연설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명대사를 인용하면서 러시아의 침략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옆에 세워둔 채 국방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다·상공·숲·들판·해변·거리, 그리고 강둑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처칠 전 영국 총리가 1940년 6월 프랑스 북부에 고립돼 나치 독일군에 전멸당할 위기에 몰렸던 영국군과 프랑스군 수십만명을 무사히 철수시킨 뒤 같은 장소에서 했던 유명한 연설을 인용하며 영국 의원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자극한 것이다.

처칠 전 총리는 당시 해변에서, 상륙지에서, 들판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나치 군대와 싸울 것이라고 맹세했었다.

Russia Ukraine War Britain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앞줄 가운데)와 영국 하원의원들이 영국 런던 하원에서 화상으로 연설을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총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사진=영국 하원 제공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사람의 시민이자 커다란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꿈을 품고 여러분 앞에 섰다”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나치 독일에 맞선 영국의 투쟁에 비유했다.

그는 “나치가 여러분의 나라를 빼앗으려 할 때 여러분은 나라를 잃고 싶지 않았고, 영국을 위해 싸워야 했다”며 우크라이나인들도 러시아군에 맞서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 구역 설정과 러시아에 대한 ‘테러국’ 지정을 요청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비행금지 구역 설정이 러시아아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을 초래해 핵전쟁을 포함한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위험성이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략군이 사용한 무기, 민간인 거주지역·병원·대피 통로에 대한 공격과 그로 인한 민간인 사망, 식량 및 물 부족 등을 열거하면서 영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에 대해 더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를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햄릿’의 명대사를 인용,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라며 “나는 여러분에게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 있다. 이는 확실하게 ‘그렇다(Yes)’, 살기(to be)”라고 강조했다.

영국 의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어 연설을 실시간 통역으로 들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그가 정당한 항변으로 이 하원의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믿는다”며 “영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비참한 모험에서 실패하고, 우크라이나가 다시 한번 자유로워질 때까지 외교적·인도적·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4일 미국 상·하원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화상 연설에서 미국에 더 많은 전투기 지원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등을 요청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러시아산 석유·가스·석탄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도 이날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RUSSIA UKRAINE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러시아 대사관 정문 앞 거리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비공식 ‘젤렌스키 길’ 표시판을 세웠다./사진=UPI=연합뉴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