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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중국 카운터파트 문제로 15개월만에 미중 국방장관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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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4. 21. 06:19

오스틴 미 국방-웨이 중 국방, 첫 통화
우크라 문제 등 입장차 확인
오스틴, 카운터파트로 쉬 중공 중앙군사위 부주석 요구, 중국 거절
행정부 중심 미, 공산당 중심 중...권력 서열 맞지 않아
Biden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각료)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했으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문제 등에 관해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45분가량 진행된 통화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에게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자제하라고 거듭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웨이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로 중국에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통화에 대한 후속 조치로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했다며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미·중 국방 관계·지역 안보 문제·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통화에서 시 주석에게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에 군사적 또는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 직면할 엄중한 결과에 관해 설명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을 밝히지 않았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오스틴 장관이 대만·남중국해·동중국해, 그리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관한 우려도 표명했다고 전했다.

미중 국방장관
2019년 6월 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일샹그릴라 대화)에서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싱가포르 AP=연합뉴스
중국 국방부는 웨이 부장이 “중국은 미국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대국 관계를 수립하기를 원한다”면서 “국가의 이익과 존엄을 지킬 것이니 미국은 중국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웨이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한 엄숙한 입장을 밝히고, 대만은 중국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일부분”이라며 “이는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자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웨이 부장은 특히 미국이 해상 군사도발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모함하고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논의나 합의보다 오스틴 장관 취임 15개월 만에 양국 국방장관 간 통화가 이뤄졌다는 데 의미를 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오스틴 장관이 2008년 미 국방부와 중국 국방부가 구축한 보안 전화망을 통해 통화하면서 웨이 부장과 주요 문제에 관한 중대한 돌파구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처럼 통화가 늦어진 것은 오스틴 국방장관의 카운터파트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기싸움 때문이다.

오스틴 장관은 당초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쉬치량(許其亮) 부주석과의 통화를 희망했다고 AP는 전했다.

하지만 중국은 의전을 지킬 것을 고집하며 미국의 제안을 번번이 거절해 지금까지 1년이 훌쩍 넘도록 양국 국방장관 간 통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전 미국 국방장관들도 쉬 부주석이 아닌 웨이 부장과 대화를 했다. 2019년 6월 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일샹그릴라 대화)에서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 국방장관 대행은 웨이 부장을 만났었다.

미국 국방장관의 중국 측 카운터파트는 외교적 의전상으로는 국방부장이 맞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감안하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미 국방장관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에 이어 군 최고지도부이고, 부주석도 국가주석이 겸하는 주석 다음 중국군 최고위직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가 중국 외교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중공 외교담당 정치국원이라고 보는 것과 동일하다.

실제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은 미국 내 권력 서열 10위권에 있으나 중국 국방 및 외교부장의 서열은 25위권으로 카운터파트로 격이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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