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대외투자)은 1조7153억달러로, 2020년 말보다 1778억달러 증가했다. 이번 통계의 잔액에서 준비자산(4631억달러)은 제외됐는데, 이는 준비자산 운용 내역을 국제투자대조표에서 공개하지 않는 국제관례에 따른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 대한 투자가 6750억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39.4%)을 차지했다. 이어 유럽연합(EU)(2360억달러·13.8%), 동남아(2149억달러·12.5%) 등 순이었다.
특히 미국 투자 잔액은 1년 새 1418억달러로 늘면서, 증가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잔액도 2009년 이후 지속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 잔액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증권투자(4568억달러)가 가장 많았고, 직접투자(1438억달러)와 기타투자(714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증권 투자가 미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며 “지난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8.7%, 21.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지난해 말 1조5188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255억달러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2020년 말(2898억달러)보다 크게 둔화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규모를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3862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가 3239억달러, EU가 2515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동남아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증가 폭(357억달러)은 다른 국가 중 가장 컸다. 유 팀장은 “중앙은행 등의 채권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투자 규모는 전년 말보다 각각 177억달러, 51억달러씩 감소했다. 이는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증권 투자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을 통화별로 분류하면, 미국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56억달러(비중 58.6%)로 가장 많았고, 유로화(1687억달러·9.8%)와 중국 위안화(1210억달러·7.1%) 순이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투자 증가 폭은 1436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선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1조456억달러로 최대를 나타냈으며 미국 달러화는 3684억달러, 유로화는 365억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