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재벌집 후계자들] 롯데케미칼·LSI로 승계작업 돌입한 롯데家 신유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110010005313

글자크기

닫기

김지혜 기자

승인 : 2023. 01. 11. 09:40

롯데케미칼 합류한 지난해 2분기 LSI 대표이사로 등재
LSI는 롯데캐피탈 최대주주인 롯데파이낸셜의 최대주주
LSI로는 리더역량 강화를, 롯데케미칼로 경영성과 올릴 듯
그래픽 수정
basic_2021
롯데가(家)의 승계시계가 빠르게 돌기 시작됐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지난해부터 주요 행사장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다. 이 기간 신 상무는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임원에 오른 것은 물론 핵심 투자회사인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에도 부친인 신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을 통해 경영성과를, LSI를 통해 대표이사로서의 리더 역량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승계작업은 일본 국적의 신 상무의 병역이 면제되는 만 38세 이후(2025년 이후)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연말 인사에서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무보를 떼고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한 신유열 상무가 지난해 2분기 LSI의 대표이사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의 공동대표는 신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고바야시 마사모토였다. 뿐만 아니라 신 상무는 롯데파이낸셜에도 업무집행자(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파이낸셜의 대표이사 역시 고바야시 마사모토다.

무엇보다 LSI의 대표이사와 롯데파이낸셜의 임원으로 등재된 시점이 의미심장하다. 이 기간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로 합류하며 롯데의 후계자로서 막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의 전신 호남석유화학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신 상무의 경영수업을 화학 부문에서 시작하게 했다. 동시에 리더역량 강화를 위해 LSI와 롯데파이낸셜에 각각 대표이사와 임원으로 선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LSI는 광윤사에 이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홀딩스의 2대주주(10.65%)이자 중간 지주회사로 볼 수 있다. LSI는 일본 투자회사 L1과 L7~12의 지분 100% 보유해 사실상 한몸이다.

롯데지주(11.05%)와 롯데쇼핑(8.86%)을 비롯해 롯데건설(43.07%), 롯데렌탈(37.8%), 롯데물산(32.83%) 등 한국롯데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한국과 일본의 연결고리를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구조를 보면 롯데홀딩스(19.07%) 외에 일본 투자회사 L1~12가 나머지 대부분의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이중 L1과 L7~12가 호텔롯데의 지분을 46.13%를 보유하고 있어 LSI가 사실상 최대주주인 셈이다. 지배구조가 롯데홀딩스→LSI→호텔롯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또한 LSI는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인 롯데파이낸셜의 최대주주(51%)이기도 하다. LSI에서 롯데파이낸셜, 롯데캐피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해 일종의 금융 지주 역할도 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그룹 내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정도로 중요한 계열사다. 롯데는 2017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했는데, 알짜회사인 롯데캐피탈만 팔지 않고 일본 롯데파이낸셜에 넘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롯데파이낸셜은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대비해 2017년 11월 설립한 대부업체다.

롯데캐피탈의 수익은 대부분은 이자, 수수료, 리스 및 렌탈 수익 등으로 구성되는데,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을 보면 2019년 1207억원, 2020년 1229억원, 2021년 1759억원 등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611억원으로 이미 전년 영업이익에 육박하고 있다. 배당성향도 2017년 19.84%에서 지난해 28.46%로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신 상무가 LSI의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 물론 일본 롯데에도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신 상무는 LSI와 롯데파이낸셜 임원에 이름을 올린 만큼 보수 등을 통해 자금을 모을 여지는 있다. 또한 향후 호텔롯데가 IPO에 성공해 롯데지주에 편입될 경우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캐피탈의 지분 32.59%를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매각해야 하는데,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물론 후계자 승계에 있어 경영성과도 올려야 한다. 신 상무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하면서 역할도 막중해졌다. 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수소와 배터리 소재 등의 신사업을 담당하며 성과를 쌓을 전망이다. 또한 오는 2월 인수가 완료되는 일진머티리얼즈와의 통합작업에도 참여하며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신 상무는 지난 5일(현지시간) 나흘 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과 현장을 찾아 신사업 구상에도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시점까지 2년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LSI로 리더역량을 키우고 롯데케미칼을 통해 경영성과를 입증한다면 롯데가의 승계시계는 더 빠르게 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