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러·중 주도’ 브릭스 외연확장 가속…사우디, 공식 가입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103010002236

글자크기

닫기

선미리 기자

승인 : 2024. 01. 03. 15:55

브릭스 회원국 기존 5개국→10개국 확대
사우디 합류로 러시아 제재 회피 용이 가능성
BRICS-SUMMIT/EXPANSION-INVEST
지난해 8월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각국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전통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에 공식 합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석유 왕국' 사우디가 브릭스에 가입하면서 국제 외교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사우디 국영방송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브릭스 공식 가입을 발표하고 "브릭스는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유익하고 중요한 통로"라고 말했다.

브릭스는 지난해 8월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이란, 에티오피아 등 5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승인한 바 있다. 사우디를 비롯한 나머지 4개국도 이달 1일부터 회원국 자격을 얻으면서 브릭스는 몸집이 두 배로 불어나게 됐다.

당초 아르헨티나도 5개국과 함께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브릭스 가입 승인을 얻었지만 지난해 12월 공산주의를 향해 극단적 거부감을 드러냈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사우디의 브릭스 합류는 미·중간 지정학적 긴장이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사우디 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과 사우디는 에너지 및 안보 분야에서 여전히 강한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우디는 최근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해지자 독자적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지난해 3월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 존재감을 급격히 키워나가고 있다. 사우디의 이번 가입에도 사우디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사우디 등 5개국의 신규 가입에 대해 "관련국들의 요청에 따라 브릭스는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공동 염원에 부응하고 세계적 다극화 추세헤 따르기 위해 회원국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브릭스의 전망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과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를 이끄는 러시아와 사우디가 브릭스로도 묶이면서, 이들의 유가 통제와 러시아의 미국발 제재 회피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가 공격적으로 외연을 확대하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미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