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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아내 “러시아 끔찍한 정권, 전세계 힘 합쳐 물리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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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기자

승인 : 2024. 02. 17. 13:32

남편 사망 소식에도 뮌헨안보회의 연설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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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나발니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교도소에서 급사(急死)한 가운데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국제무대 연설을 통해 푸틴 정권을 물리치는데 전 세계가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나야는 독일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 참석 당시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었다. 나발나야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직후 자녀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현장을 떠나려 했으나 마음을 바로 다잡고 연단에 올랐다.

나발나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남편의 사망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사실이라면 나는 푸틴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 푸틴의 친구들, 정부가 우리나라, 내 가족, 내 남편에게 한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싶다"며 "전세계 사람들이 힘을 합쳐 악을 물리치고, 지금 러시아에 있는 끔찍한 정권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연설은 2분 남짓이었지만 맨 앞줄에 앉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뒷편에 앉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청중을 사로잡았다고 NYT는 전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나발나야의 연설에 대해 "틀림없이 인생에서 최악의 날일 텐데 그녀는 매우 강했다"며 감탄했다.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2020년 8월 러시아 국내선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2021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총 30년 6개월의 징역형에 선고받고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복역 중 사망했다.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SNS 게시물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아내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였다. 나발니는 "우리가 푸른 눈보라와 수천㎞ 거리로 인해 떨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당신이 매 순간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썼다.
김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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