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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가속화’ 일선 병원 현장 혼란 가중…시민단체 의협·대전협 고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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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02. 21. 16:36

전공의 집단행동 이틀째, 병원 운영 차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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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이탈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초진일 경우에는 전공의 파업 때문에 당일 진료가 어렵습니다. 안과도 전공의 파업으로 예약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김모씨(30·충남 서천)는 병원 측에서 이 같은 안내를 받았다. 어머니가 녹내장 진단을 받아 지방에서 버스를 2시간 넘게 타고 올라왔지만 진료를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행동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의료진 부족으로 길어지는 대기시간은 물론 입원과 수술 일정이 연기되고 초진 환자 접수를 받지 않는 등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전날 오후 10시 기준 약 8000명의 전공의가 근무지를 이탈했다. 하루만에 약 4배에 달하는 전공의가 환자 곁을 떠나면서 병원들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각 과마다 전체적으로 진료 공백이 있어 일부 진료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술 일정 재조정 시 불편을 겪은 환자들 위주로 우선 순위로 배정할 예정이다. 다만 집단행동 종결 시점을 모르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관계자는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환자 치료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환자들로부터 의료계 파업과 관련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도 지켜볼 수 밖에 없어 막막하다"고 했다.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생들도 8753명이 휴학 신청을 했다. 전국 약 2만명의 의대생 중 43.8%가 휴학계를 낸 것이다. 고려대 의대는 재학생 506명 가운데 309명(61.1%)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연세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539명이 휴학계를 제출하고 20일 전국 의대생 동맹휴학 대열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틀째 자리 비운 전공의, 늘어만 가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에 대기시간이 안내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 집단행동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고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에 의료법 위반·협박·강요 등 8개 혐의로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비롯한 '빅5' 병원 전공의들을 고발했다.

서민위는 "피고발인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를 내팽개친 어설픈 명분의 투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협 비대위는 지난 17일 첫 비대위 회의 후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하게 경고한다'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전공의들이 파업에 돌입하도록 협박·강요했다"고도 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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