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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망명심사 탈락 이주민 르완다 송환…자발적 제3국행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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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5. 01. 14:38

BRITAIN RWANDA IMMIGRATION PROTEST
지난달 29일 런던 남부 크로이돈에 있는 내무부 이민신고센터 밖에서 영국 정부의 '르완다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
불법 이주민을 아프리카의 소국 르완다로 이송하는 영국 정부의 '르완다 정책'이 지난달 말 처음으로 시행됐다.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영국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리카 출신의 한 남성이 전날 저녁 르완다행 민간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번 송환은 영국 정부가 추진해온 르완다 정책과는 별개로, 해당 남성이 최대 3000파운드(약 519만원)의 대가를 받는 조건에 합의한데 따라 부수적으로 이뤄진 첫 자발적 사례이라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리시 수낵 정부는 불법 이주민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르완다 정책을 간판 정책으로 추진해왔다. 다만 이 정책이 법원과 의회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자, 영국 정부는 우선 망명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주민에게 경제적 보상을 대가로 르완다 이주를 유도하겠다는 별도의 계획을 세웠다. 체류 자격이 없는 이주민이 자발적으로 본국행을 원할 때 최대 3000파운드를 지원하는 기존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이번 송환은 당초 영국 정부는 르완다 정책의 첫 이행 시기로 예고했던 7월보다 두 달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수낵 총리는 지난달 르완다 정책이 의회를 통과한 이후 7월께 첫 항공편을 띄울 것이라면서 전국적으로 불법 이주민들을 단속해 두 달여간 난민 캠프에 수용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가디언지는 영국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르완다 정책 시행을 앞당기는 것은 이달 2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집권 보수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이민 정서가 강한 보수층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불법 이주민 송환을 서두른 것이란 얘기다.

이베트 쿠퍼 노동당 예비내각 내무부 장관은 영부 정부가 대가를 지불하고 망명 신청 거부자를 본국으로 송환한 것은 "선거 전 속임수"라며 "자발적 출국자 한 명을 비행기에 태워 보내기 위해 (영국 납세자들이) 3000파운드를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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