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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법원, 25세 여성 인권운동가에 징역 11년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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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5. 01. 17:31

SNS서 여성권리 확대 주장하자 '테러범죄' 혐의 적용
SAUDI-WOMEN-RIGHTS-OTAIBI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인권운동가인 마나헬 알 오타이비가 2019년 9월 2일 수도 리야드의 거리를 가벼운 서양식 옷차림으로 거닐고 있다. /AFP, 연합
평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여성 권한 확대 등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지난 2022년 11월 당국에 체포됐던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젊은 여성 인권운동가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30일(현지시간) 사우디 관리들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 제출한 성명을 통해 마나헬 알 오타이비(25)가 '테러 범죄' 혐의로 사우디 대테러법원으로부터 비밀리에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대테러법원에 앞서 열린 비밀심리에서 형을 선고받은 오타이비는 뉴스, 진술, 허위 또는 악성 루머 등을 방송하거나 이를 게재하기 위한 웹사이트 사용을 범죄로 규정한 사우디 반테러법 관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와 인권단체인 ALQST는 "그녀의 투옥은 사우디 당국의 개혁과 여성 권한 확대에 대한 입장과 정면으로 모순된다"며 사우디 당국에 알 오타이비를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앰네스티의 사우디아라비아 활동가인 비산 파키는 "사우디 당국은 최근 몇 년간 자주 언급했던 여성 인권 개혁의 공허함을 드러냈고 평화적인 반대(목소리)를 잠재우겠다는 오싹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오타이비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여간 심각한 학대를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오타이비는 체포된 후 독방에 감금돼 있었고 신체적 학대를 받은 끝에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우디 당국자들은 이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 여성이 SNS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거리낌없이 표출하다 체포된 실형을 받은 사례는 오타이비가 처음이 아니다. 가디언은 오타이비와 유사한 사례 목록에는 45년형을 선고받은 누라 알 카타니를 비롯해 수카이나 알 아이탄(40년형), 파티마 알 샤와르비(30년형), 살마 알 셰하브(27년형)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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