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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소송’ 로펌도 치열… 깜짝 가세 ‘화우’ 막아선 ‘율우·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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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기자 | 박세영 기자

승인 : 2024. 06. 19. 18:02

화우, 최태원측 합류해 회심의 일격
치명적인 오류 지적해 판결문 경정
노소영측 변호인단도 '뜨거운 관심'
"SK㈜ 지분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키고, 분할 비율 산정 시에도 이를 고려했기 때문에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

지난 17일 SK그룹이 최태원 회장 이혼소송 2심 판결과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심의 일격이 나왔다. 1조3808억원 재산분할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든 최 회장 측이 항소심 재판부의 치명적인 오류를 지적해 판결문 경정까지 받아낸 것이다. SK그룹 기자회견 다음날인 18일 항소심 재판부는 결국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최 회장 법률대리인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21년부터 법무법인 해광 대표변호사로 일하다 지난 2월 법무법인 화우로 자리를 옮긴 이동근 변호사였다. 이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2기로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낸 전통 법관 출신이다. 이번 판결문 속 주식 기여도 오류 분석은 물론 언론대응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단은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비롯해 법무법인 로고스·원·KHL이 있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상고심에서 결과를 뒤집기 위해 모든 수를 써야 하는 만큼 그동안 SK그룹사를 자문해 왔던 모든 대형로펌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 3심은 별도로 재판이 열리는 사실심이 아닌 법률심인 만큼 재산 분할액수를 조정하려면 판결 자체가 파기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법정 안보다는 법정 바깥에서 여론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대법원에서 2심 결과가 그대로 굳어지지 않게 다양한 로펌에서 법률적 소스를 주고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로펌 업계는 이번 소송이 단순 오너 일가의 이혼소송이 아닌 사실상 경영권이 흔들릴 만한 사안인 만큼 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화우와 SK가 손을 잡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화우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강성부 펀드(KCGI)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와 창업주 이수만,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최근 한미사이언스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년간 굵직한 경영권 분쟁 사건을 맡아 승소를 끌어낸 바 있다.

이와 관련 화우 관계자는 "(최 회장 소송) 상고심을 맡았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고, 17일 언론 브리핑 부분을 자문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에 맞선 노 관장 측 변호인단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노 관장 측은 1심의 665억원 재산분할이라는 결과 이후 사실상 변호인단을 전면 교체했다. 2심에서는 법무법인 율우의 김기정(16기) 대표 변호사와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23기) 변호사, 법무법인 한누리 서정(26기) 변호사, 법무법인 리우 김수정(31기) 변호사 등이 활약했다. 이 가운데 율우의 김기정 변호사는 원래 몸담고 있던 로펌이 노 관장 측 법률대리를 맡지 않기로 하자 로펌을 옮기면서까지 소송을 계속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가사전문법관 출신 리우의 김수정 변호사까지 합류하면서 대형로펌 못지 않은 진영을 갖춰 재판에 대응했다.

이혼소송 전문인 한 변호사는 "노 관장 측이 2심 과정에서 주식 분할 요구를 현금 분할로 바꾸고 최 회장 측 특유재산 논리를 배척하기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유입을 스스로 공개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2심 결과가 확정되면 이들이 받을 성공 보수 역시 상상 이상이다. 대법원 상고 이후 로펌 간 물밑 전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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