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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주식 활황? 외계어 투성인 보고서 손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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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4. 06. 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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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 대비 너무 낮아진 멀티플'. 한 증권사의 기업리포트 제목이다. 처음 증권사 리포트를 접했을 때 어리벙벙한 그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생소한 주식 용어에다 줄임말과 숫자가 뒤섞인 단어들을 수차례 읽고 또 읽었지만 도무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YOY, 12M Fwd PER, 20x1년(A), 20x1년(P). 도통 알 수 없는 외계어 투성이로 보였다.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니 Fwd는 Forward(선행)의 줄임말로, 12M Fwd PER이라는 것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을 뜻한다. (A)와 (P)는 각각 Actual(실제), Provisonal(잠정)의 약어로 실제 실적과 잠정 실적을 반영할 때 자주 쓰는 단어다. 우리말로 순화해서 써도 될 말인데도 말이다. 블로그 등에 '증권사 리포트 읽는 법'이란 글이 다수 있는 것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도 어렵다고 느끼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증권사들은 왜 굳이 낯선 용어들을 사용해가며 어렵게 쓸까? 이는 증권사의 주 수입원이 기관들과의 거래에서 나오고, 주된 고객이 기관들이라는 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실적 서류를 들춰봐야 하는 기관들 역시도 증권사들이 전문적이고, 같은 내용이라도 최대한 간단히 줄여서 써주길 바란다. 한 마디로 증권사 리포트가 주식 입문자나 개인 투자자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금감원이 공매도와 관련해 여러 목소리를 듣겠다며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얘기 중 하나가 '주식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투자자들이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에 도움이 되도록 금융투자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물론 금융당국이 투자교육까지 힘써 준다면 더는 바랄게 없다. 그렇지만 그 이전에 증권사 리포트부터 손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증권사들이 리포트를 배포하는 목적이 투자자들이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개인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도록 기업리포트부터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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