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국 견제’ 한마음…필리핀·일본 ‘합동 군사훈련’ 상호접근 협정 체결(종합)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08010005187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7. 08. 19:12

Philippines Japan Defense Pact <YONHAP NO-3309> (AP)
8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가운데 왼쪽)과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가운데 오른쪽)이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상호접근 협정(RAA)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필리핀과 일본이 태평양에서의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손잡고 양국 간 파경과 합동 훈련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을 체결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과 일본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참석한 외무·방위 장관 협의(2+2회의)를 개최하고 RAA 협정을 체결했다. 이날 협정 체결식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수 주니어 대통령이 주재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필리핀에서는 길버트 테오도로 국방장관이, 일본에서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대표로 서명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이번 협정이 "양국 간 방위 협력을 한층 진전시킬 획기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라면서 "이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필리핀과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테오도로 장관도 RAA 체결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보장하기 위한 양국 공동 노력에서 또 다른 이정표"라고 화답했다.
RAA가 체결되며 양국은 군사 분야 협력의 폭을 넓혔다. RAA 체결로 합동 훈련을 위해 상대국에 일시적으로 군대를 보낼 시 입국 심사가 면제되고 무기와 탄약 반입 절차가 간소화된다. 이전까지 양국의 군사 교류가 전문가 파견·인도적 지원과 재해구호 작전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실제 양자·다자간 군사 훈련까지도 수행할 수 있다.

필리핀으로선 일본 자위대 병력의 필리핀 파견과 합동훈련 등 활동을 하는 것이 편리해지는만큼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협정 체결에 앞서 로미오 브라우너 주니어 필리핀군 사령관은 "일본이 훈련을 위해 필리핀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할 것" 이라며 "필리핀군과 자위대는 실제 군사작전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일본의 경우 그간 참관국 자격으로 동참했던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대규모 합동훈련인 '발리카탄' 등에 정식 참가국으로 참여가 가능해진다. 일본 자위대에게는 활동 영역을 크게 확대하는 발판이 되는 셈이다.

필리핀은 일본이 RAA를 체결한 세 번째 국가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일본은 앞서 2022년 호주, 지난해 영국과 각각 RAA를 체결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마닐라를 방문하면서 RAA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달 협상 주요 내용을 마련했다. 이날 서명한 RAA는 필리핀 상원의 승인을 받고 일본 의회의 비준을 받으면 발효된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일본은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놓고 각각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양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날로 거세지고 있는 중국에 맞서 미국과도 함께 방위 협력을 강화해왔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첫 3국 정상회의를 갖고 3국 합동 방위체제 구축을 공식화했다. 당시 이들 정상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함께 표명했다.

마닐라 소재 싱크탱크 국제개발안보협력의 조슈아 에스페냐 부대표는 필리핀 매체 래플러에 "RAA는 일본이 인도·태평양에서 더 적극적으로 안보를 수행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광범위한 능력이 일본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다"며 "일본이 오키나와-대만해협-루손해협-서필리핀해까지 이어지는 (해상)벨트에서 작전을 유지하려면 필리핀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이 스스로 안보를 보장할 수 없는 해상 경계를 일본이 지켜주는 것이 "필리핀으로서도 안전해질 수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중국과 필리핀이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등 '준동맹급' 관계로 나아가는 데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와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이 지역 국가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해서도 안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군사집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진영이나 신냉전을 선동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 단결과 협력을 해치는 행위는 지역 국민의 경계와 공동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 강조했다. 린젠 대변인은 "일본은 침략의 역사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군사안보 분야에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일본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