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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원전, 제2의 ‘2030 부산 엑스포’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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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숙 기자

승인 : 2024. 07. 16. 06:38

최근 몇 주간 한전산업, 서전기전,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가 초강세를 보였다.

체코의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체코의 원전 수주 관련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4기 건설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7월 중으로 결정된다. 지난달 14일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관을 중심으로 '팀코리아'를 꾸려 EDF와 경쟁중이다. 우리나라는 저렴한 가격과 시공 능력, 공사기일 준수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프랑스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원전 가동국인데다, 영국과 핀란드 등 다른 EU 국가에 원전을 수출한 경험도 있어 같은 유럽권 국가의 우위를 예상하는 시선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프랑스는 유럽연합(EU) 내 원전 추진 12개국과 함께 '원전 동맹' 공동성명을 내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체코를 3차례나 찾아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가격과 공사기일 측면에선 우리나라가 앞설지라도, EU 내 입지에선 프랑스가 앞서는 구도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우리나라가 유치에 실패했던 '2030 부산 EXPO'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우리는 1차에서 이탈리아를 누른 뒤, 2차 결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언론 보도 또한 2차 투표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거라 보도하며 기대와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실제론 29표밖에 얻지 못해 119표를 받은 사우디에 크게 뒤져 2차 결선도 가지 못하고 자리를 내줬다.

이러한 실패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체코 원전 주수 관련 국내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과 언론의 우호적인 보도에 연연하지 말고 긴장을 늦춰선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세일즈 외교'가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 후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해 약 37조원 투자 유치와 48건의 MOU 등 최대 성과를 얻은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최초로 10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대동했으며, 한·UAE 비즈니스 포럼 및 상담회도 참석해 투자를 독려했다. 한·UAE 원전 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전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체코 외에도 폴란드, 루마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원전 확대 계획을 밝힌 것처럼, 원전 사업에서 유럽은 매우 큰 시장이다. 윤석열 정부가 주요 국정 목표로 삼은 '2030년 10기 원전 수출'이 성공할 수 있도록 민간 팀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세일즈 외교를 확대해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9일(현지시간)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참여를 위한 최종입찰서를 제출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사장(왼쪽 앞줄 세 번째)이 입찰서 제출 후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발주사(EDU II)의 모회사인 체코전력공사 및 발주사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한국수력원자력
박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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