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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가호로 ‘덤으로 사는 인생’ 트럼프가 말한 암살 위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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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7. 16. 07:05

트럼프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 바이든 정책 초점에서 통합으로 다시 써"
"행운·신의 가호로 기적"
측근 상원의원 "트럼프, '덤으로 사는 인생' 느껴"
트럼프 "괜찮다는 걸 알리려고 주먹 들고 싸워라 외쳐"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저격범에게 피격당해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 현장을 떠나고 있다./AFP·연합뉴스
암살 위기를 넘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 초점을 '비판'에서 '통합'으로 바꾸는 등 '덤으로 사는 인생(a new lease on life)'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구사일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미국 보수지 워싱턴이그재미너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초점을 맞췄던 수락 연설문을 미국과 전 세계가 뭉치는 내용으로 다시 썼다며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고 했다.

◇ 구사일생 트럼프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 바이든 정책 초점에서 통합으로 다시 썼다"
"생존, 행운·신의 가호로 인한 기적"...측근 상원의원 "트럼프, '덤으로 사는 인생' 얻었다고 느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이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존이 행운이거나 신의 가호에 따른 기적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그 사진이 그들이 그동안 봐왔던 것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진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말이 맞고, 나는 죽지 않았다"며 "보통 상징적인 사진을 가지려면 죽어야 한다. 행운이거나 신에 의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내가 여기 살아 있는 걸 신의 가호 덕분이라고 한다"고 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측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덤으로 사는 인생'을 얻게 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시작 약 5분이 지난 13일 오후 10분께 불법 이민자에 대한 차트를 읽기 위해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지 않았다면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 순간 총알이 귀를 관통해 이마와 뺨에 피가 튀었다고 했다.

그는 워싱턴이그재미너 인터뷰에서도 "나는 좀처럼 군중에게서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 만약 그 순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늘 얘기를 나누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런 현실이 이제 막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 도중 기내 설치된 대형 TV 화면에 당시 총격 상황을 담은 2분짜리 영상이 나오자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며 한 번 이상 고개를 흔들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쪽 귀에는 대형 붕대가 느슨하게 감겨 있었지만, 배석한 참모진이 허용하지 않아 사진은 찍지 못했다고 뉴욕포스트는 밝혔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피격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트럼프 "괜찮다는 걸 알리려고 주먹 들고 싸워라 외쳐"
"경호원들, 태클하듯 날아들어...저격수, 눈 사이 맞춰 저격범 없애, 초현실적"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후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둘러싸여 무대를 내려오면서 주먹을 치켜들고 "싸워라(fight)"라고 세차례 외친 것과 관련,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OK)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굴러가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연설을 계속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총에 맞았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경호와 관련, SS 요원들이 총격이 시작되자마자 '라인배커(미식축구에서 상대팀 선수들에게 태클을 걸며 방어하는 수비수)'처럼 날아들어 왔다며 경탄을 표했다.

그는 요원들이 "총알 한 발로 눈과 눈 사이를 정확히 맞춰 그(저격범)를 없애버렸다"며 "그들은 환상적인 일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모두에게 초현실적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흰색 긴 소매 상의의 단추를 풀어 오른쪽 팔뚝에 들은 큰 멍을 기자에게 직접 보여줬는데, 이 멍이 요원들이 몸을 던져 자신을 에워싸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성이 울리자 연단 밑으로 엎드린 후 "신발을 신게 해달라"고 한 것에 대해 "요원들이 나를 너무 강하게 쳐서 내 신발이 벗겨졌다. 나는 평소 꼭 맞는 신발을 신는다"며 웃으며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유세장에 있던 지지자들에 대해 "축구장과 같은 장소에서 총성이 한번 울리면 모든 사람은 도망친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총성에도 불구, 거기 있던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았다"며 "나는 그들은 사랑한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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