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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024] 女복싱 은감바, 감동의 난민팀 역대 첫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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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 김희원 인턴 기자

승인 : 2024. 08. 05. 15:55

11살에 카메룬 떠나 영국 정착
난민팀 역사상 첫 메달 영예
AP 연합뉴스
신디 은감바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카메룬 출신 복싱 선수인 신디 은감바(25)가 올림픽 난민팀 역대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은감바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75kg급 8강전에서 프랑스의 다비나 미셸에게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들에게 모두 메달을 주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은감바는 준결승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은감바의 동메달은 올림픽 역사적으로 의미를 가진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부터 출전한 난민팀의 역대 첫 메달이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전과 전쟁, 차별 등 피치 못할 사유로 조국을 떠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도록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세 차례 연속 난민팀을 구성했다. 리우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난민팀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10명,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9명이 출전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역대 최대 규모인 12개 종목 36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난민팀은 리우와 도쿄에서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파리 대회에서 기수로 나선 은감바가 메달을 획득했다.

은감바는 11살 때 조국인 카메룬을 떠나 영국에 도착했지만 이민 서류를 분실하는 바람에 볼턴의 이민국에 출석하던 도중 구금돼 런던의 수용 시설로 보내졌다. 영국 여권이 없던 은감바는 카메룬으로 소환되는 두려움 속에 지내면서 복싱에 입문했다. 특히 성소수자인 은감바는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는 카메룬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에 영국에서 복싱에 전념했다.

영국 대표팀과 함께 훈련했지만 여권이 없어 난민팀으로 파리 올림픽에 나선 은감바는 8강의 벽을 넘으며 난민팀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은감바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8일 예정된 4강전에서 아테이나 바이롱(파나마)과 준결승을 치러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은감바는 "전 세계 난민들에게 열심히 노력해서 스스로를 다그치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다른 난민들은 물론 전 세계 선수들처럼 나 역시 한 명의 인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김희원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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